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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영업이익률 10% 시대…"양에서 질로" 경영전략 바뀐다 [모빌리티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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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은 10%대 안팎으로 올라섰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신차 출고가 지연됐음에도 이익률이 많이 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에 생산을 집중한 영향이다. 아예 저가 차량을 단종시키고 고급차 중심으로 판매하는 등 완성차 업체의 경영 전략이 ‘양에서 질로’ 바뀌고 있다.

25일 각 사에 따르면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1분기 5.7%에서 올 1분기 19.2%로 크게 올랐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 중 가장 높다. 폭스바겐은 같은 기간 7.7%에서 13.3%로 올랐다. 제너럴모터스(GM)의 영업이익률은 11.2%로 지난해 1분기(13.6%)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다만 기아(6.5%→8.8%)와 현대자동차(6.0→6.4%)는 10%대엔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엔 영업이익률이 5%만 넘어도 ‘선방’했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생산 대란’ 시기에 접어들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공급 부족에도 ‘계약 러시’가 이어지면서 차량 가격을 인상하는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 현상도 두드러졌다. 통상 경쟁사 눈치를 보며 1~2% 가량 올렸지만 최근엔 이전 모델보다 가격을 5% 이상 높인 신차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생산량을 늘려 이익을 내던 과거 전략을 접고 저가 양산차 대신 이익이 많이 남는 질 좋은 차에 집중하고 있다. 닛산은 최근 인도 등 10개 신흥국에서 판매하던 저가 브랜드 ‘닷선’을 수익성 문제로 단종시키기로 했다. 양산차의 대명사로 꼽히는 폭스바겐그룹은 산하 브랜드의 100개 가량의 내연기관 모델을 8년간 60% 가량 줄일 계획이다. 더 많은 차를 판매해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버리고 이윤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보급형 차종인) A클래스와 B클래스 모델을 단종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공급난이 끝나도 완성차 업체들은 이같은 기조를 이어갈 태세다. BMW는 지난해 “1년간 (회사의) 가격 결정력이 크게 높아졌다”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지금의) 공급방식을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벤츠도 “의식적으로 수요보다 덜 공급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희소성을 바탕으로 값어치를 올리는 명품업계 전략과 비슷하다는분석이다.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영업이익을 늘리려면 나무의 밑둥(저가 모델)을 잘라내고 윗부분(고가 모델)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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