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가계대출이 8년 만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증가 폭이 줄어든 가운데 금리 인상 여파에 신용대출과 같은 기타대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59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000억원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6% 줄면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013년 1분기(-0.9%) 이후 첫 감소세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3분기부터 둔화세를 보였다. 가계신용은 은행과 비은행 금융회사의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할부액을 비롯한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통상 가계부채는 가계신용을 의미한다.
가계신용에서 비중이 큰 가계대출은 1752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5000억원(-1.5%) 줄었다. 이같은 감소세는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를 편제한 후 처음이다.
송재창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팀장은 "기타대출의 경우 정부 및 금융기관이 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금리가 인상된 영향으로 줄었다"며 "4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다시 소폭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향후 대출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주택 매매 거래도 활발하지 않다는 점에서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상품별로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둔화됐다. 주택 매매가 둔화된 데 따른 영향이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1분기 13만8000호로 전분기(19만6000호)와 비교해 소폭 줄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8조1000억원 증가하면서 전분기(12조7000억원)보다 축소됐다. 이는 2019년 1분기(4조3000억원)에 이어 가장 적은 수준의 증가세다.
반면 기타대출은 9조6000억원 줄었다. 전분기(9000억원 감소)와 비교하면 감소 폭이 확대됐다. 기타대출의 감소세는 2009년 1분기(1조5000억원 감소) 이후 처음으로, 역대 두번째로 가장 적은 수준이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1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905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조5000억원(-0.5%) 감소했다. 이는 2013년 1분기(-4조9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적은 수준이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48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조5000억원(-0.7%) 줄었다. 2019년 1분기(-3조5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적은 수준이다. 신용카드 할부액을 비롯한 판매신용 잔액은 106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000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3분기(2000억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의 증가세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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