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작년 한 해 동안 창출한 사회적 가치(SV)가 지난해보다 60% 늘어난 1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회적 가치는 고용과 납세 등 간접적 경제 기여 성과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를 합해 계산한다.
SK는 23일 서울 종로 SK서린빌딩에서 ‘SV 화폐화 측정 성과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계열사들의 지난해 성과를 발표했다. 이 회사는 2018년부터 각 계열사가 기업활동을 통해 경제에 직·간접 기여한 성과 등을 화폐 단위로 환산한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경제 간접기여(고용·배당·납세)와 환경(온실가스 및 오염물질 배출량 등), 사회(제품·서비스·노동·동반성장·사회공헌), 거버넌스 등으로 영역을 나눠 SV를 계산한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지론에 따라 국내 최초로 SV의 화폐화에 나섰다는 게 SK 측 설명이다.
SK가 작년에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지표별로 보면 경제 간접기여 성과가 19조3443억원으로 가장 컸다. 급여·복리후생 등 고용 10조1000억원, 올해 배당 3조4000억원, 납세 5조9000억원 등을 합한 것이다. 특히 납세와 고용은 관계사 실적 개선에 힘입어 전년 대비 각각 100%, 39% 증가했다.
환경 성과는 예상보다 낮은 2조892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뜻하는 ‘환경공정 손실’이 3조64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 늘어난 영향이다. 경기 회복과 시설 투자 등으로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환경공정 손실이 커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 관계자는 “생산량이 늘어나는 국면엔 환경 손실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향후 2~3년간은 탄소배출 총량을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SK는 이날 SV를 수치로 환산하고 측정하는 공식을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했다. 세계 4대 회계법인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관의 자문을 바탕으로 산식을 도출했다. SK는 국제 기업연합체인 VBA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등과의 협업을 통해 SV 측정 시스템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사진)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SV 측정 시스템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SK그룹 계열사들도 회사별로 SV 성과와 측정 방식 등을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SV 성과 공개일은 SK텔레콤 24일, SK이노베이션 26일, SK하이닉스 30일 등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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