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50대 의사와 변호사 같은 성공한 기성세대 말고 20대 드론 조종사, 캘리그래퍼 등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다양한 직업군을 진로탐색 멘토로 초빙하면 어떨까요.”
학교(경기 양명고) 졸업 후 바로 취업·창업에 뛰어들어 연매출 300억원대 스타트업을 일궈낸 강남구 아이엔지스토리 대표(32·사진)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취업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선 교내 진로교육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이 조기 사회 진출에 머뭇거리는 이유는 그들이 알고 있는 직업군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강 대표는 “잘난 사람들 일색의 특강식 단발성 멘토링으론 학생들의 시야를 넓히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고졸자가 위축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야 고졸 인재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도 했다. 강 대표는 창업에 앞서 티몬과 그루폰 등에서 약 3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20대 초반에 ‘최연소 팀장’ 타이틀을 거머쥐며 승승장구했다. 이런 그도 고졸 출신이란 점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명문대나 유학파 출신 동료들의 은근한 무시에다 스스로 느끼는 피해의식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가령 똑같은 실수를 해도 대졸자는 특별히 자존감에 상처를 입지 않고 넘기지만, 고졸자는 ‘내가 학력이 낮아서 이런 실수를 했나’ 등의 생각을 하며 좌절감을 겪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사회적으로 만연한 학력주의가 고졸자를 스스로 움츠러들게 하고, 이런 풍조가 고졸 취업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 대표는 해결책으로 토론 교육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어릴 때부터 직업이나 학력 등 배경에 상관없이 상대방 논리를 바탕으로 사고하고 논쟁하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고졸자들이 콤플렉스 없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강 대표는 어릴 때부터 성공의 경험을 많이 축적한 것이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반장 선출이나 축구대회 우승, 성적 향상 등처럼 사소한 일이라도 학생들이 성취감을 많이 맛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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