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점차 완화되고 일상을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 봉쇄정책, 하루를 모르고 오르는 물가인상 등으로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얼굴에는 그늘이 져 있습니다. 은행 문을 열기도 전에 투자상품을 보유한 고객의 걱정스러운 문의전화가 오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는 치솟는 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빅 스텝(0.5% 금리 인상), 자이언트 스텝(0.75% 금리 인상) 등 연말까지 연 2.5% 수준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기준금리가 선진국인 미국보다 낮아선 안 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또는 미국을 따라서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주, 채권상품의 하나인 'KB금융 신종자본증권' 판매가 1000억원 한도로 신한은행에서 판매가 됐는데, 3일 만에 거의 전액이 판매됐습니다. 통상 하루에 100억원, 1000억원이 판매되는데 10일이 소요되는데, 이례적인 일입니다. 경제불황과 주식시장 급락,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불안심리 때문에 안정성이 있고 조금이라도 금리를 더 주는 상품에는 자금이 몰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상자산(암호화폐)인 루나코인이 10만원대에서 가치가 제로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많은 투자자가 절망하는 모습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에 대해 대중의 인식이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할 생각이 없다. 세계의 모든 비트코인을 25달러에 준다고 해도 사지 않을 것이다'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나는 한주였습니다.
이렇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거듭하고 물가는 상승하며 시중의 금리는 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의 금융자산은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을까요?
첫째,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최소 6개월 정도 생활할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합니다.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월 생활비 6개월분의 자금을 정기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언제든 현금으로 쓸 수 있는 상품으로 운용합니다. 막연한 불안감은 없애면서 혹시 모르는 최악의 금융위기에도 대비하는 것입니다.
둘째, 목돈의 운용은 확정금리나 수익률이 고정돼 있는 상품으로 정하고 기간은 평상시보다 짧게 운용합니다. 고위험 투자 상품군 비중은 50% 아래로, 보수적인 투자자는 30% 이내로 조정합니다.
은행 정기예금은 금리상승을 대비해 1년제 상품보다는 6개월, 3개월 또는 1개월로 기간을 짧게 나눠 분산하고 상품 만기 시 오른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채권상품은 한 번에 전액을 다 투자하기 보다는 이번 달 30% 다음 달 30%… 이러한 식으로 발행금리가 오르는 것을 따라가면서 연말 그리고 내년 상반기까지 나눠서 투자합니다. 5년 뒤에 콜로 원금을 상환받을 수 있고 3개월마다 확정이자를 받는 은행 신종자본증권이 해당됩니다.
신용등급이 비교적 높고 만기가 2년 정도로 비교적 짧은 채권에도 관심을 가집니다. 참고로 요즘 가입할 수 있는 채권상품의 종류를 소개합니다.
한국전력 채권 중 만기 2년 상품은, 비교적 짧은 기간으로 투자가 가능하고 신용등급도 AAA이면서 금리수준도 연 3.1% 수준이어서 눈여겨볼 만합니다. 키움 캐피탈 회사채는 신용등급이 A-이고, 모기업인 키움증권이 100% 투자한 자회사입니다. 만기 2년에 연 3.9% 수준으로 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어서 분산 투자하기에 좋습니다. 하지만 이 채권들은 신규가능한 물량이 많지 않아 거래 금융기관에 신규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정기적으로 불입하는 적립식 투자상품은 기간을 3년 이상 중장기로 하고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분산해 투자합니다.
적립식 펀드는 정보기술(IT), 대형 성장주 펀드와 가치주, 배당주 스타일의 펀드에 골고루 투자합니다. 고점 대비 20~30% 이상 하락한 고성장주 펀드에 꾸준히 2~3년 동안 꾸준히 투자할 경우 시장이 회복기에 들어서면 원금회복에 플러스 알파 수익률이 커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시장 침체기에 하락률이 적고 꾸준히 성장하는 가치주와 배당주 펀드상품에도 자동이체를 통한 적립식 투자를 분산해 투자합니다.
본인의 투자경험과 운용스타일에 따라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절합니다. 향후 시장이 회복할 경우 고수익을 추구하는 경우는 성장주 비중을 70% 수준으로 투자합니다. 시장수익률에 알파 수익률, 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성장주와 가치주 투자비중을 약 50대50 비중으로 투자합니다.
필자의 경우는 다소 보수적인 전망의 투자자입니다. 성장주와 가치주펀드의 투자비중을 50대50 수준으로 하고 매일 소액을 펀드에 불입하면서 시장과 펀드의 수익률을 확인하면서 미세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성장주 펀드는 15~20% 수준의 손실률을 가치주, 배당주 펀드는 5~8% 수준의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경제상황입니다. 그러나 지금부터 10년 전, 20년 전을 돌이켜 보면, 경기침체는 항상 있었고 바닥을 다지면서 반등했습니다. 투자상품은 투자자에게 시장을 떠나지 않고 현명하게 투자하는 경우 시장수익률을 훨씬 초과하는 수익을 안겨줬습니다. 시장의 방향성과 회복시기를 점치는 투자보다는 나에게 맞는 적정한 포트폴리오로 시장에 꾸준히 분산해 투자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산본지점 WM 프리미어 팀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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