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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이쑤시개 같아"…로버트 할리, 마약 사건 후 희귀암 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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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 투약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방송인 로버트 할리가 희귀암 투병 사실을 밝혔다.

지난 19일 MBN '특종세상'에는 1세대 외국인 방송인으로 사랑받았던 로버트 할리의 근황이 공개됐다.

로버트 할리는 2019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마약 투약 사건에 대해 그는 "한국에 와서 사랑받았는데, 아주 안 좋은 짓을 했기 때문에 하루 만에 내 인생이 무너졌다. 모든 사람에게 미안하게 됐다"고 후회했다.

자숙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는 2년 전 병마와의 싸움을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온몸이 부었다. 배도 두 배, 다리도 두 배가 됐다. 세상에서 제일 희귀한 암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리에 가라앉지 않은 염증이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악성 종양이 신경에 붙었다. 신경암인데 MPNST(말초신경초종양)라는 암이다. 사회에서 0.1%도 없는 희귀암"이라고 덧붙였다.


수술받은 이후에도 고통은 계속됐다. 회복을 위해 둘째 아들 하재욱 씨가 전담 트레이너를 자처하기도 했다.

하 씨는 "아버지가 병원 퇴원할 때쯤 몸에 근육이 전혀 없었다. 찍은 사진 중에 다리가 이쑤시개처럼 보였다. 근육이 없기에 걸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음속으로 슬펐다. 튼튼했던 아버지가 갑자기 초라하고 외로운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안 좋았다"고 털어놨다.

로버트 할리의 아내 명현숙 씨는 남편을 대신해 외국인 학교를 운영 중이었다. 그는 당시에 대해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왜 이런 실수를 하지? 배신감이 사실은 있었다. 처음 얘기하기도 싫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나 할 정도로 본인이 그것을 견디지 못했다. 한두 달 뒤에 같이 등산 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방송에는 로버트 할리의 절친 사유리도 출연했다. 두 사람은 로버트 할리 마약 관련 회복자 모임에도 함께 갔었다고 입을 모았다.



사유리는 "할리 씨 나쁜 길로 들게 하는 사람이 있을까 봐 제가 가서 지켜봤다"며 "이상한 사람 있으면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연락한다. 아내보다 더 연락할 거다. 전화 안 받으면 받을 때까지 한다. 이렇게 말하면 실례일 수 있는데 문제 많은 아들 같은 느낌이 있다"고 귀띔했다.

로버트 할리는 "그 일이 있고 나서 완전히 연락 끊은 친구도 있지만 연락 안 끊은 친구 몇 명이 있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제일 중요한 사람 중 하나가 사유리다. 저한테 위로를 해주고 좋은 말도 한다. 끝까지 매일 전화하고 응원해준다. 저를 지켜주는 사람 중 하나"라며 눈물을 훔쳤다.

마지막으로 그는 "착하게 사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성공보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며 스스로 말하고 있다"고 반성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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