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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비즈니스 공간 '오비탈 리프' 모든 국가·기업에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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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저궤도 400㎞ 상공에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러시아 등이 개발한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마하 22.5(초속 7.66㎞) 속도로 지구를 돌고 있다. 인류가 건설한 우주 최대 시설물이자 연구 거점으로,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자주 오가는 바로 그곳이다. 2030년 퇴역 예정인 이 거대 구조물을 대체할 ‘민간 ISS’ 건설 경쟁이 뜨겁다.

민간 ISS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이 2020년대 말 선보일 예정인 ‘오비탈 리프’다. 물류, 숙박, 관광, 회의, 연구개발 등이 가능한 ‘우주 내 복합 비즈니스 공간’이다. 오는 25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2’에 오비탈 리프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에리카 와그너 블루오리진 신흥시장개발 리더(사진)가 발표자로 나선다. 한국경제신문사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여는 이번 포럼은 ‘우주경제 빅뱅:호모스페이시언의 도전’을 주제로 열린다.

와그너 리더는 “우주 경제를 폭넓게 지원할 수 있도록 오비탈 리프를 설계할 것”이라며 “한국을 포함해 우주에 진출하려는 모든 국가와 기업에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ISS엔 한국 참여가 사실상 허용되지 않고 있다.

오비탈 리프는 현 ISS보다 100㎞ 더 높은 500㎞ 상공에 건설된다. 총 830㎥ 공간에 10여 명이 상주할 수 있는 복합 시설로 설계 중이다. 현재 ISS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큰 차이점은 우주 전체가 훤히 보일 만큼 큰 유리창을 써서 개방감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와그너 리더는 “아름다운 지구 모습과 함께 활기찬 태양의 움직임을 하루에만 30번 넘게 볼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 공전 과정에서 일출과 일몰을 자주 관찰할 수 있게 궤도 설계를 하겠다는 뜻이다. 채소, 과일 등을 재배할 수 있는 농장도 조성한다.

오비탈 리프 건설에 참여하는 기업과 연구기관은 화려하다. 미국 최대 항공업체 보잉을 비롯해 시에라스페이스 등 우주 전문 기업이 참여한다. 시에라스페이스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ISS 왕복용으로 2022년 들어 공식 지정한 우주선 ‘드림체이서’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다. 달 유인기지 건설 및 화성 탐사 등을 담당할 인력과 물자를 싣고 우주를 오갈 ‘NASA 인증 우주선’이다. 드림체이서는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2에서 처음 공개돼 주목받았다.

학계에선 최근 들어 두드러진 우주 관련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애리조나주립대가 오비탈 리프 건설에 앞장서고 있다. 이밖에 스탠퍼드대, 콜로라도대, 퍼듀대, 미시간대, 밴더빌트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아마존과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힘을 보태고 있다.

와그너 리더는 “재사용 발사체로 오비탈 리프를 오갈 때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블루 오리진은 현재 스페이스X의 재사용 발사체 팰컨9과 유사한 성능을 갖춘 로켓 ‘뉴 글렌’을 개발 중이다.

와그너 리더는 블루 오리진에 합류하기 전 구글의 우주탐사 후원 재단 ‘X프라이즈’ 이사, NASA 자문기구인 행성보호리뷰위원회(PPIRB) 등에서 일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항공우주공학 석사를, 하버드대와 MIT에서 생물우주공학(bioastronautics)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생물우주공학은 우주 공간에서 중력 변화에 따라 생기는 인체 골격, 근육, 심장, 면역시스템 등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국내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골다공증 치료 기술 개발 등에 응용되기도 한다. 와그너 리더는 “우주 경제가 확장되고 접근 가능한 우주 공간이 넓어질수록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우주생리학적 지식이 점점 더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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