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9일 서울시교육감 보수 후보들이 단일화하지 못한 채 각자 유세에 나섰다. 투표용지 인쇄를 하루 앞둔 이날이 단일화 마지노선으로 꼽혔지만 후보들은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이날 각 후보 캠프에 따르면 조전혁, 박선영, 조영달 등 보수 진영 후보들은 각자 출정식 등을 진행하며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조영달 후보는 오후 3시 자신의 선거 사무소가 있는 서울 중구의 한 건물 앞에서 ‘대국민 교육선언문’을 발표하고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후 지지자들과 광화문 광장까지 삼보일배 행진을 했다. 조영달 후보는 “중도·보수 진영 후보들의 단일화를 촉구하기 위한 삭발”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수 진영의 다른 후보들은 “우리랑 상관 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조전혁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영달 후보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진영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는 '트로이 목마'같은 위험한 후보”라며 “조 후보와의 단일화는 이제 그만 접겠다”라고 했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교육감 투표용지는 예정대로 20일부터 인쇄를 시작한다. 투표용지가 인쇄된 후에는 기표란에 ‘사퇴’ 글자가 찍히지 않고 선거 당일 투표소에 사퇴했다는 안내문만 부착된다.
투표용지가 인쇄된 이후라도 후보 사퇴를 통한 단일화는 가능하지만 시민들에게 혼란을 줄수 있는만큼 보수진영에선 이날을 ‘단일화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선거운동이 시작된 만큼 단일화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라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선거운동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상 선거를 완주해 15% 이상 득표해야 기탁금을 포함한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다. 10% 이상 15% 미만 득표하면 절반을 돌려받는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더라도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후보들은 완주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과 2014년 서울교육감 선거에서도 보수 진영은 절반 이상 득표했지만 단일화 실패로 표가 갈리는 바람에 조희연 교육감에게 잇따라 패배했다.
최만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