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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민영화' 들고나온 민주…국힘 "없는 얘기로 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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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기업의 '민영화 반대'를 쟁점화하고 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7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 40%를 민간에 매각하는 게 좋다'는 취지의 개인 소신을 밝힌 이후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등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일제히 SNS에 민영화 반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지방선거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국면 전환을 위해 '민영화 대 반(反)민영화' 프레임을 만들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송 후보와 강선우·기동민·우상호·박용진·장경태·진성준 등 민주당 서울지역 의원들을 비롯해 박홍근 원내대표, 고용진 수석대변인 등은 SNS에 “전기, 수도, 철도, 공항 민영화 반대. 투표하면 이긴다. 믿는다 송영길”이란 글을 일제히 올렸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도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비서실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 전력 민영화 논란에 이어, 공항 민영화의 군불을 땐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공기업 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전력, 의료, 철도, 공항 등 국가 주요 공공영역을 대기업과 외국 자본에 넘기려는 시도는 철 지난 신자유주의 논리에 불과하다”며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엄청나게 비싼 철도 요금, 의료비용을 국민이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이수진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민영화를 ‘공공기관 선진화’로 포장하며 밀어붙였던 이명박 정부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킬 때부터 수상했다”며 “공기업 민영화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적 저항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이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민영화 반대 글을 처음 올린 이후 당 차원에서 민영화를 선거 쟁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때아닌 민영화 반대 주장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인천 중앙선대위 현장회의에서 "이재명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이 마치 윤석열 정부가 철도·전기·수도·공항을 민영화한다는 허위조작 사실을 뿌리고 있다”며 "허위 선동을 통해 제2의 광우병, 생태탕 논란을 일으키려는 정치공학적 목적"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에서 민영화를 추진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지난달 인수위의 발표와 김 실장의 발언 때문이다. 앞서 인수위는 '에너지 정책 정상화를 위한 기본 방향'에서 전기요금 체계를 시장 원리 중심으로 바꾸고, 한국전력이 독점하는 전력 판매 구조를 손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한전의 독점적 전력 판매 시장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민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공항의 경우 김 실장이 운영위 회의에서 "인천공항공사 지분 40% 정도를 민간에 팔 의향이 있느냐"는 박찬대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그랬으면 좋겠다"고 답하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김 실장은 인천공항의 증시 상장이 소유권을 민간에 넘기는 민영화와는 다르다고 구분 지으며 "운영권을 민간에 넘기는 게 아니고 한전처럼 지분은 정부가 갖고 경영도 정부가 하되 지분 30~40% 정도를 민간에 팔자는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일각에선 대선 이후 야권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민영화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빅데이터 분석도구 썸트렌드를 활용해 SNS의 '민영화' 언급량을 살펴 보면, 대선 직후인 3월 10일 트위터에서 민영화 언급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설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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