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대면 장점 결합”
디지털 화상창구는 대형 모니터에 화상으로 연결된 전문 상담사를 통해 고객들이 업무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대면 창구에서처럼 화면 속 상담직원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만큼 모바일이나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령층이나 취약계층도 손쉽게 업무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한화손보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오프라인 창구 통폐합으로 발생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하고자 디지털 화상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며 “디지털 트렌드와 대면 창구의 장점을 결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시중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다른 금융기관에서 벤치마킹 문의도 적지 않다는 귀띔이다.
한화손보가 작년 7월 구축한 ‘라이프 프로’ 앱도 대표적인 디지털 서비스로 꼽힌다. 전속 재무설계사(FP), 법인판매대리점(GA) 설계사 등 한화손보 상품을 판매하는 모집인이라면 누구나 내려받아 가입설계, 인수심사, 청약 등 보험영업의 전 과정을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영업지원 시스템이다.
이 앱을 통해 한화손보의 영업 대응 속도가 빨라지게 됐다. 설계사들이 고객 요청시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가입 설계를 할 수 있고 결과 또한 고객에게 즉시 전송할 수 있어서다. 병력고지와 같은 민감한 정보는 고객이 스마트폰을 통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개인정보 보안에도 역점을 뒀다. 인수심사 역시 앱을 통해 진행할 수 있고 청약시 전자서명 기능을 추가하는 등 불필요한 서류를 없앴다.
한화손보의 디지털 손해보험 설계사 모집에 필요한 교육, 위촉 등 업무도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디지털 영업환경을 조성해 고객에게 신속하고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종이 문서도 줄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디지털을 기반으로 미래 고객과 사회의 요구에 지속적으로 응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AI 활용해 인수심사
한화손보는 이밖에 플랫폼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다양한 고객 편의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작년 1월 카카오 기반의 모바일 보험가입 서비스를 개발하고 디지털 전용 미니보험 상품인 ‘한화 OK2500 든든 운전자보험’ 판매를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그동안 고객이 디지털 전용 보험에 가입하려면 앱 설치, 회원가입, 개인정보 입력, 본인인증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한화손보는 카카오 기반 가입화면을 제공해 입력과정을 간소화했다.한화손보는 알림톡을 이용해 자동차 대인사고 피해자가 원할 때 언제든지 비대면으로 합의하고 보험금을 즉시 수령할 수 있는 ‘비대면 전자합의 시스템’도 2020년 초부터 운영 중이다. 한화손보 자동차보상 담당자가 약관상 지급기준에 따라 산출된 보험금을 피해자에게 안내한 후, 이 시스템을 이용해 알림톡을 발송한다. 해당 피해자는 알림톡으로 전달받은 URL을 클릭해 위자료나 기타 손해배상금, 휴업손해액 등 산출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합의 의사가 있는 피해자가 휴대폰 인증을 거쳐 본인명의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보험금을 즉시 수령할 수 있다.
2020년 AI를 활용해 보험계약 인수심사를 하는 ‘알파 언더라이팅’ 시스템을 자체 개발한 것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기존 계약 심사는 가벼운 질병이나 사고라 하더라도 심사자가 하나씩 확인한 후 승인을 내야 했기에 대기시간이 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화손보는 전상품 심사 자동화를 목표로 2019년부터 AI 심사시스템을 개발했다.
500개 이상 변수를 활용해 간편심사 보험(SI) 상품군 내에서 학습시킨 결과 실제 심사 결과와 95% 이상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알파 언더라이팅 도입으로 심사속도가 빨라지고 심사결과도 표준화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