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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터지는 횡령 사건…알고보니 '코인 한탕주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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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직원들이 암호화폐 투자금과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리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주식에 이어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고 ‘테라·루나 사태’ 등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횡령 사건까지 잇따르면서 기업들이 내부 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내부 감사에서 영업담당 직원 3명이 회삿돈을 횡령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은 거래처에 상품을 공급하고 대금을 착복하거나 허위 견적서 또는 세금 계산서를 발행하는 식으로 35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횡령한 자금은 주식과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도박 자금으로도 썼다. 아모레퍼시픽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연루 직원 3명을 모두 해고했고, 18일 이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전날에도 신한은행 부산 지역 영업점 직원이 시재금 2억원가량을 가로챈 사실이 드러났다. 신한은행은 자체감사에서 고객들이 예금을 찾을 때를 대비해 지점에 준비한 현금에 직원이 손을 댄 정황을 감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코스닥 화장품 기업 클리오에선 판매대금 18억9000만원을 횡령한 40대 과장급 직원이 지난 13일 경찰에 구속됐다.

작년 오스템임플란트의 2215억원대 횡령 사건과 계양전기(245억원) 우리은행(614억원) 등의 사고 이후에도 크고 작은 횡령이 끊이지 않자 기업들은 부랴부랴 집안 단속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넘쳐난 유동성 장세에서 주식·코인 열풍에 휩쓸린 젊은 직원들이 회삿돈에 손을 댔거나, 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부 기업은 인사팀과 감사팀 등을 통해 직원들의 코인·주식투자 현황을 점검하는 등 자체 조사에 나서고 있다. 한 대기업 인사팀원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나 루나 피해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들어가 직원들이 연루된 사건이 나오는지 살펴보느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PMG, PWC컨설팅 등 회계법인 계열 컨설팅사들은 횡령 방지 솔루션 상품을 개발해 홍보에 나서는 등 반짝 특수를 누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역시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주식시장과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실제 은행권에선 지난해 초 한 시중은행 부산 여신담당 직원이 30억원의 부정 대출을 일으켜 주식에 투자한 뒤 덜미를 잡혔고, 2020년엔 우리은행 직원이 가상화폐에 투자할 목적으로 은행 자금 1억8500만원을 빼돌리는 등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은 전날 ‘가상통화, 주식시장 과열에 따른 임직원 법규준수 관련 유의사항’이란 내부 문서를 내려보내 근무시간 중 주식·코인(사적이익을 추구할 목적의 영리행위) 거래 금지 등의 수칙을 다시 강조했다.

하수정/이광식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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