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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尹대통령이 던진 구조개혁 출사표…대한민국 명운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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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연금·노동·교육 개혁이라는 묵직한 화두를 내놨다. “미뤄놓은 개혁을 추진하지 않으면 지속 성장이 힘들다”는 대통령의 인식은 적확하다. 탈냉전 이후 30여 년간 지속돼온 국제질서가 급변 중인 만큼 ‘초당적 협력’을 제안한 것도 시의적절했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구조개혁을 아젠다로 던진 것부터 전례를 찾기 쉽지 않은 일이다. 이전 대통령들의 첫 시정연설은 국정 홍보와 자화자찬이 많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큰 정부’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강조했을 뿐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규제 개혁’과 ‘녹색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이 고통과 희생이 요구되는 구조개혁을 들고 나온 것은 그 자체로 평가할 만하다.

대통령이 제시한 3대 개혁은 하나같이 인기 없는 주제다. 하지만 취임 후 1~2년의 골든타임에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하는 과제들이기도 하다. 연금 문제는 대선 당시 여야 후보가 모두 동의했을 만큼 심각하다. ‘국민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의 경우 1990년 이후 출생자는 한푼도 받지 못할 것이란 계산서가 분명하게 나와 있다. 군인연금과 공무원연금도 수십 년 전부터 적자 늪에 빠져 해마다 수조원의 세금으로 연명 중이다.

디지털 경제로의 급속 이행에 걸맞은 고용유연성 확보 등 노동 개혁도 발등의 불이다. 소득 3만달러 이상 선진국에서 우리처럼 노조의 특권과 불법을 방치하는 나라가 없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등 해외로 전기차 생산공장을 결정해도 강성 귀족노조는 ‘철밥통 유지’ 외에는 관심 밖이다. 궤도를 이탈한 교육 개혁도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부실화한 초·중등 교육 탓에 지난해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21.5%나 급증해 사교육비 총액이 23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가계 소비를 압박하고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등의 연쇄 부작용을 부르고 있다. 학생 수가 감소하는데 교육교부금은 급증하는 기형적인 제도의 수술도 한시가 급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 확보의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이지만 14년째 등록금 규제로 손발이 다 묶인 대학교육의 정상화가 가장 시급하다.

윤 대통령이 제기한 3대 개혁 화두의 성패는 국민의 공감대와 여야 협치에서 결판날 것이다. 국민이 외면하는 정책은 아무리 올바른 방향이라 하더라도 관철하기가 어렵다. 윤 대통령이 진솔하고 겸허하게 직접 국민에게 이해를 구해야 한다. ‘반대’가 주특기인 듯 몽니를 부리는 야당을 설득하는 데도 남다른 용기와 리더십이 필수다. 거대 귀족노조를 비롯해 변화를 원치 않은 기득권 세력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윤 대통령의 말처럼 ‘우리 경제는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고 ‘새 정부 5년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야당도 자신들의 집권 시 정책과 반대라는 이유만으로 생트집 잡기를 멈추고 대안으로 경쟁하는 것이 대선 민의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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