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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경영, 최태원 회장도 마음대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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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경영, 최태원 회장도 마음대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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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도 자기 마음대로는 할 수 없어요. 경영진이 경영전략을 세우는 단계부터 이사회와 안건 내용을 공유하고 논의합니다.”

하영구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은 15일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이 안착 단계에 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인수합병(M&A) 혹은 대규모 시설투자 등을 결정할 때도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부터 이사회와 의견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얘기였다.
해외 투자자, SK하이닉스 ESG에 관심
하 의장은 SK하이닉스의 굵직한 이슈를 처리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투자(2019년), 경기 이천 M16 증설(2021년)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2019년 사외이사로 선임된 뒤 2020년 선임사외이사, 2021년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하 의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사회의 역할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며 “경영진의 전략 수립과 이를 성취해 가는 과정 대부분을 사외이사들과 논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만큼 노동 강도가 센 이사회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매월 공식 이사회 이틀 전에 사외이사회를 열어 안건을 사전 심의하고 경영 현안을 보고받는다”고 말했다.

사외이사회는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회의체로 SK하이닉스에 구성된 지 10년이 됐다. 회의 시간만 3~4시간이며, 준비를 위해 내용을 숙지하는 데만 2~3일 걸린다. 하 의장은 “경영진의 결정을 제대로 검증하기 위해 그만큼 노력을 기울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말 열린 주주총회에서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M&A를 위해 다른 기업들과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즉흥적인 발언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 의장은 “반도체 공급망 이슈를 어떻게 끌고 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대책을 이사회와 충분히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사회 반대로 사업계획 무산되기도
하 의장은 SK하이닉스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난해 부결된 안건 두 건을 언급했다. 지난해 11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부지 계약 체결 안건’과 6월 ‘외부 기부금 출연 안건’ 등이다. 그는 “이 안건들은 사외이사 전원의 반대로 부결됐다”며 “회사의 주요 프로젝트라도 이사회가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면 반대표를 자유롭게 던지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사외이사 전원이 대표이사 평가를 위한 인사·보상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이사회가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그는 “인사·보상위원회에서 대표이사의 핵심성과지표(KPI)를 심의·확정하고 연중 실행 현황을 점검한다”며 “연말엔 실적 평가를 통해 최종 보수까지 심의한다”고 말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 들어오는 단계에서 경영진의 입김이 작용하기 힘든 구조를 갖췄다는 게 하 의장의 설명이었다.

하 의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요인인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해 궁극적으로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의 배당부터 승계에 이르는 G(지배구조) 시스템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는 얘기였다.

하 의장은 “2025년 ESG 공시가 의무화된다”며 “투자자들이 과거와 달리 재무 정보 외에 비재무 요소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최고경영진이 인내심을 갖고 추진해야만 실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여성 사외이사 비중도 높여나갈 방침이다. 최근 사외이사 후보를 검증하는 절차를 강화하고, ESG 경영 관점에서 여성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 선임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규정’에 명문화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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