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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처 애플마저…" 애플이 뉴욕증시에 악재인 진짜 이유 [설리의 글로벌 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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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대장주 애플의 주가 급락세가 심상치 않다. 이번주 들어 12일(현지시간)까지 8% 이상 급락했다. 시가총액 2000억달러(약 257조7000억원)가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세계 시총 1위 자리도 내줬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이날 "애플의 급락은 시총 상위기업으로서 지수를 끌어내리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애플은 그동안 투자자들이 증시가 부진할 때 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피난처 '였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애플에서 돈을 뺀다는 건 다른 어떤 기업에도 투자하지 않겠다는 신호이자 투자심리가 매우 악화됐다는 신호라고 CNBC는 분석했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제프 드그래프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약세장에서는 숨을 곳이 없다. 애플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닉 콜라스 데이타트렉 공동창립자는 "애플의 매도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통상 투자자들이 최고 주식을 팔기 시작하면 그건 하루 만에 끝나지 않는다"고 했다.

CNBC는 "애플이 마침내 약세장에 합류했다"고 진단했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해 11월 빅테크 성장주들의 급락장 속에서도 가장 리스크가 낮다고 여겨지는 애플에 투자자들이 종종 몰렸던 것과 사뭇 다르다.

애플 주가가 급락한 요인으로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소비심리 악화 △인플레이션 △공급망 차질 등이 꼽힌다. CNBC는 그러나 "애플이 시총 1위를 내어줬더라도 계속해서 엄청난 실적을 올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여전히 막대한 현금흐름을 자랑한다. 경기침체를 충분히 견디고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할 수 있다. 애플은 올해 1분기 총 매출 973억 달러를 기반으로 280억 달러의 영업 현금흐름을 창출했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에만 270억 달러를 썼다.

아이폰 수요도 견고하다. 악화된 소비심리도 아이폰 판매에 타격을 가하지 못했다. 1분기 아이패드를 제외한 애플의 모든 사업이 성장했다. 지난 달 실적 발표 때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상황에 대한 질문에 팀 쿡 CEO는 "솔직히 애플의 주요 관심사는 수요 둔화가 아니라 공급"이라며 "글로벌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C는 "애플은 여전히 세계 최고의 브랜드와 제품력, 탄탄한 수익률을 보유한 드문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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