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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IPO 철회에 벤처투자 시장도 '불똥' [허란의 VC 투자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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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쉴더스에 이어 원스토어가 기업공개(IPO)를 철회하면서 스타트업 벤처투자 시장에 불똥이 튀었다. 올해 들어 상장 직전 지분투자(프리IPO) 시장은 반토막이 났다. 몇 달 전만 해도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벤처캐피탈(VC)이 줄을 섰지만,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VC 업계엔 투자금 회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반토막 난 프리IPO 시장

12일 벤처투자 정보업체 더브이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이달 8일까지(18주) 상장 전 마지막 투자단계(프리IPO)는 2972억원(투자 건수 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450억원(9건) 대비 45% 감소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다음 달까지 최대 1조원 규모 프리IPO 투자 유치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토스는 현재 해외 투자설명회(IR)를 돌고 있지만 국내 투자사들은 투자 참여를 주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토스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장환경에도 토스증권과 토스뱅크를 출범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 기관 중심으로 참여 의사를 확인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마켓컬리에 2500억원 규모 프리IPO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기업가치를 4조원까지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사모펀드가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며 기업가치를 부풀리는 역할을 했지만, 올해는 상장 직전 시리즈 G 및 프리IPO 단계 투자가 크게 위축되는 분위기”라며 “고공행진을 하던 스타트업 기업가치가 정상화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타트업 기업가치 조정 불가피


연초 이후 프리IPO 시장은 반토막 났지만, 전체 스타트업 신규 투자금은 6조94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5872억원)보다 93% 증가했다. 시드 투자는 2720억원, 초기투자(시리즈A·B) 4조1612억원, 후기투자(시리즈 C~G) 2조2250억원으로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불어났다.

특히 스타트업 기업가치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유망 스타트업을 선점하기 위한 초기 투자(시리즈 A·B) 경쟁은 여전히 활발하다.

하지만 VC들도 후기 투자(시리즈 C~G)엔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시리즈 D 투자는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 집'이 지난달 17일 2300억원을 유치한 게 마지막이다. 상장 전 몸값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던 시리즈 G 단계의 후기 투자는 지난 3월 차량공유업체 쏘카를 마지막으로 멈췄다.

한 VC 대표는 “공제회 금융회사 등 LP들도 대체투자를 축소하려는 분위기”라며 “VC들도 좀 더 까다롭게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계 위기로 번질까

미국과 남미 지역의 벤처투자 시장은 벌써 꺾였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크런치베이스가 집계한 1분기 글로벌 벤처자금은 1600억달러로 지난해 4분기의 1840억달러 대비 13% 감소했다. 특히 후기 투자금은 980억달러로 지난해 4분기(1109억달러)는 물론 지난해 1분기(992억달러)보다도 감소했다. 남미 지역의 1분기 벤처투자 규모는 34억달러로 지난해 4분기 대비 30% 급감했다.

벤처자금이 위축되자 스타트업계에도 위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추가 투자유치가 어려워진 미국 온라인 결제 스타트업 패스트(FAST)는 3월말 폐업을 결정했다. 지난해 미국 스트라이프로부터 시리즈 B단계 1억200만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5억8000만달러를 평가받은 기업이다.

미국 유망 스타트업들의 대규모 해고도 잇따르고 있다. 모기지 스타트업 베터닷컴은 직원 수를 지난해 12월 1만명에서 지난달 5000명 이하로 줄였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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