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올 1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보였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주요 도시 봉쇄 영향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타격이 확대되면서,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75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2.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1일 공시했다. 1분기 기준 2015년(1785억원) 이후 7년만에 최저치다. 이 같은 영업이익은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인 338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6% 감소한 1138억원에 그쳤다.
매출도 시장 예상치(1조9938억원)를 밑돌았다. LG생활건강의 1분기 매출은 1조645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2% 감소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화장품 부문의 타격이 컸다. 1분기 화장품 매출은 69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6% 줄었고 영업이익의 경우 690억원으로 72.9% 급감했다. LG생활건강의 주력시장인 중국이 부진했던 탓이다. LG생활건강의 중국 화장품 매출 비중은 전체 해외 매출에서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실적을 제외하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폭은 각각 6.4%와 0.7%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생활용품 사업의 1분기 매출은 5526억원으로 6.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6.6% 감소한 552억원을 올렸다.
그나마 음료 사업의 경우 코카콜라와 몬스터에너지 등의 인기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9.9% 성장한 3927억원, 영업이익은 2.6% 증가한 514억원을 나타냈다.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도시봉쇄 등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면서 화장품 사업의 성장이 어려웠다"면서도 "지난달 미국 화장품 제조·유통사인 '더크렘샵'을 인수하는 등 시장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