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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우리 쓰면 안 되냐'던 靑 개방 "익숙한 서울 속 낯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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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도 대선 공약으로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준다 해서 기대했었죠. 그런데 경호 때문에 안 된다고 하니까 국민들은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복병 윤석열이 나타났고 여의도 정치 문법을 다 깨버리고 청와대를 국민들이 밟게 해서 청와대 권위주의 시대를 박살 냈습니다. 개방 전날까지만 해도 대통령이 뜰을 거닐던 곳인데 꿈만 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대로 청와대가 74년 만에 국민들에게 전면 공개된 후 한 시민의 소감이다.

문화재청은 윤 대통령의 취임 첫날인 지난 10일 오전 11시 경복궁 북문인 신무문 건너편 청와대 정문에서 개방 기념행사를 열고, 정오쯤부터 일반 관람객 입장을 허용했다. 사전 신청을 통해 청와대를 둘러보게 된 국민들의 후기가 SNS를 채워가고 있다.

시민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웅장하다", "청와대 내부가 이렇게 아름다운지 몰랐다", "익숙한 서울 속 낯선 서울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 경내에서 진행된 다양한 축하공연 등 볼거리에도 호평이 이어졌다.





개방 첫날에는 하루 약 2만6000명이 청와대 권역에 입장해 경내를 자유롭게 둘러본 것으로 관측된다.

축전 장소에 포함된 청와대 권역에서는 다양한 공연과 체험 행사가 이어진다. 대정원, 춘추관 앞, 녹지원, 영빈관 앞, 칠궁 등에서 농악, 줄타기, 퓨전 음악 공연 등이 펼쳐진다.

관람객은 기존의 청와대 관람 동선에 있던 본관, 영빈관, 녹지원 외에도 관저, 침류각 등을 볼 수 있다. 다만 건물의 내부는 공개되지 않는다. 권역 전체를 관람하는 데는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개방으로 조선시대 한양의 주산인 백악산(북악산), 청와대, 경복궁, 광화문 앞길인 세종대로, 숭례문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중심축을 도보로 갈 수 있게 됐다.




청와대 전면 개방 이후 국내에서 발행되는 각종 종이 지도와 포털사이트의 온라인 지도에서 보안상의 이유로 뿌옇게 처리되거나 아니면 아예 산처럼 녹색으로 표시됐던 청와대의 상세한 배치도가 공개됐다. 국민들이 알 수 없었던 청와대 내부구조가 처음으로 국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청와대 본관을 중심에 두고, 서쪽에 영빈관과 서별관이 있었다. 또 조선시대 왕을 낳은 후궁들의 위패를 모신 곳 '칠궁'도 영빈관 옆에 있다. 본관 동쪽에 조금 떨어진 곳에 대통령이 생활하던 관저가 있었고, 그 앞쪽으로 상춘재가 있다. 그 앞에는 청와대 비서관들이 근무하던 여민관이 있고, 청와대 출입 기자들이 머물던 춘추관이 가장 바깥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네티즌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처음에 돌려준다 했을 때 '에이 대통령이라도 저건 못하지'라고 생각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그냥 해버리는 거 보니까 문재인이 못한 게 아니라 할 마음이 없었던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다녀와 보니 듣던 대로 구중궁궐 맞았다. 왜 청와대에 들어가면 소통이 안될 거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탁현민이 달라고 한 곳. 국민에게 돌려주기 싫어한 이유가 있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윤석열 당시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추진한다고 하자 "이미 설치·운영·보강돼 온 수백억 원의 각종 시설이 아깝다.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역사, 그리고 각종 국빈 행사의 격조는 어쩌지"라며 "여기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라고 말해 지칭한 '우리'가 도대체 누구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탁 전 비서관은 "청와대가 사람들의 관심과 가보고 싶은 공간인 이유는 거기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이 안보 공백 등 문제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우려하자 "일단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는 것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국민들께 불편을 드리는 측면, 청와대를 온전히 국민께 개방하여 돌려드리는 측면을 고려하면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결정을 신속히 내리고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다"고 취임식 당일 청와대 개방을 밀어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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