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0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처참한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처럼회 소속 의원들의 활약이 대단했다. 우울한 시절에 모처럼 웃을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진 교수는 "중고 컴퓨터 기부건은 이미 한겨레에서 오보를 인정했는데, ‘한○○‘이라는 것만 보고 한겨레가 뱉어내는 떡밥을 다시 문 최강욱. 덕분에 한동훈은 영리법인을 딸로 둔 아빠가 됐다"면서 "‘이모 교수’를 ‘이모’로 해석한 김남국의 코미디. 그리고 이수진은 현장에서 다른 의원들이 킥킥 대고 비웃더라"라고 적었다.
이어 "그거 보고 이수진 의원이 발끈해 ‘내 말이 우습냐고’고 따지는 모습은 청문회의 백미였다"면서 "조국사태에서 검수완박에 이르기까지 민주당이 저런 이들에게 휘둘려 왔으니 한심한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자 딸의 논문 문제를 제대로 따졌어야 하는데 조국 일가의 명백한 불법을 열렬히 옹호해 온 전과가 있는 이들이라 애초에 그걸 따질 윤리적 자격을 갖고 있지 못했다"면서 "무리하게 조국의 경우와 등치하기 위해 자기들이 잔뜩 부풀린 것을 곧 현실이라 우기려다 보니, 섬세하고 예리한 지적을 못했다"고 꼬집었다.
진 교수는 "딸의 논문은 상식적으로 외국대학에 지원하기 위한 스펙쌓기로 봐야 한다"라며 "이거 정도는 분명히 잡아줬어야 하는데, 그것도 제대로 못하니 저런 머리로 법을 만들어 170석 쪽수로 밀어붙이니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되는 것이다"라고 저격했다.
9일부터 10일 새벽까지 진행된 청문회에서 민주당은 한 후보자 딸 특혜 논란 등과 관련 송곳 검증을 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일부 의원들의 웃지 못할 착오는 웃음거리가 됐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이 노트북을 복지관에 기부했다는 것과 관련해 "물품을 지급했다는 기증자가 한 아무개로 나왔다. 후보자 따님의 인터뷰 내용은 '사회 공헌 부서에다가 연락했다'는 것인데, 회사 측은 '사회 공헌 부서는 없다, 남은 물품을 기증한 것이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한OO이라고 된 건 '한국쓰리엠' 같다. 영리 법인이라고 돼 있지 않으냐"라며 "제 딸 이름이 영리 법인일 순 없다"고 수정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의 논문을 두고 "2022년 1월 26일 논문을 이모하고 같이 1 저자로 썼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자가 "누구라고요?"라고 되물었고 김 의원은 "이모라고요 이모"라고 강조했다.
한 후보자는 도저히 이해를 못 하겠다는 듯 재차 "제 딸이요? 누구의 이모를 말씀하시는 거냐"며 되물었다.
이어 "제가 (딸 교육에) 신경을 많이 못 쓰긴 했지만 이모와 논문을 같이 썼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고, 김 의원은 "논문을 한번 찾아보시라"고 주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발언이 끝난 후 김 의원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이모는 한 후보자 처가 쪽 조카가 쓴 논문의 교신저자인 조카의 외숙모 '이 모 교수'를 오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모가 썼다는 논문은 같이 쓴 게 아닌 것으로..."라며 잘못 이야기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아닌 거죠?"라며 확인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 딸의 봉사활동과 관련해 "따님이 여러 군데에서 수상하면서 2만 시간이 넘는 봉사활동 했다고 돼 있다. 2만 시간이면 하루에 10시간 잡고 2000일 아니냐. 5년이 넘는다. 5년간 매일 간 봉사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았다고 호통을 쳤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본인이 아니고 'her organization(단체)'이라고 돼 있지 않으냐. 단체가 했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한 후보자의 말에 "organization 자료를 내라고 한 것"이라며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민 의원은 이날 자신을 향해 '위장 탈당'했다고 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내가 언제 위장 탈당을 했나. 내가 탈당한다고 하고 안 하기라도 했나. 무례하고 모욕적인 언사를 온 국민이 보는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함부로 막 하나"라며 발끈했다.
이수진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잘 새기겠습니다"라고 발언한 한 후보자를 향해 "비꼬는 겁니까?"라고 호통쳤다. 주위에서 웃음이 터져나오자 "왜 웃어요? 왜 웃냐고요"라고 말했다.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들은 "개그콘서트가 망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냐"며 좌충우돌 청문회를 조롱했다.
손혜원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 청문회를 지켜본 후 "바보 같은 민주당은 오늘 또 한동훈에게 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손 전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손혜원TV' 커뮤니티에 "한동훈은 검찰 전체를 통틀어 언론을 가장 잘 활용하는 사람"이라며 "언론의 프레임을 직접 만들어 기자들을 코칭하는 수준의 베테랑"이라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