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가 올 1분기 가입자를 약 2만9000여명 추가로 확보했다고 9일 밝혔다. 6년 3분기만에 최대 순증치다. 유선인터넷·케이블TV 시장 성장이 둔화한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27분기만에 가입자 순증폭 최대
KT스카이라이프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체 가입자는 총 580만여명으로 전년대비 36.7%, 전 분기 대비로는 0.5% 늘었다. 연간 상승폭이 30%를 넘긴 것은 작년 9월 인수를 완료한 HCN 가입자가 작년 4분기 실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작년 4분기에 HCN TV 가입자 127만명, 인터넷 가입자 26만명을 자사 이용자로 확보했다. 인수로 인한 단순 수치상 효과를 제외해도 가입자가 이례적으로 늘었다는 평가다. 가입자 순증폭이 27분기만에 가장 크다. HCN도 작년 12월 14년7개월만에 가입자 순증세로 전환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인터넷과 모바일 가입자가 월 1만 가량 꾸준히 순증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올 1분기에 인터넷 전체 가입자는 56만명, 모바일 전체 가입자는 15만명을 넘겼다”고 했다.
알뜰폰 사업과 결합상품 판매 확대가 주효했다. TV·모바일·인터넷을 아우르는 이른바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결합상품 판매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TPS는 개별 서비스를 가입할 때보다 높은 할인율을 제공한다. 개별 서비스에 비해 가입자 유지 기간이 길어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 스카이인터넷 등에 알뜰폰 브랜드 '스카이라이프모바일'을 더해 결합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위성방송·인터넷과 알뜰폰을 이용할 경우 모바일 요금제에서 일정 금액을 할인해주는 식이다.
HCN을 통해서도 결합상품 선택지와 판로를 넓혔다. 케이블TV 방송상품에 스카이라이프 인터넷 혹은 HCN 인터넷을 결합해 판매한다. HCN은 지난 3월 정부로부터 알뜰폰 영업 승인을 받아 스카이라이프모바일 상품을 위탁판매한다. 결합상품 이용자가 늘면서 올 1분기 TV 수신료·셋톱박스 임대료 등 서비스 매출은 991억원으로 전년 동기 28% 많아졌다. 같은 기간 통신서비스 매출은 108% 증가한 287억원을 냈다.
반작용도 일부 있다. OTS(위성방송과 IPTV 결합상품) 가입자 감소다. 직전 분기 대비 통신서비스 매출이 7억원 늘었지만 서비스매출이 22억원 줄어든 이유다. KT스카이라이프는 "작년 4분기 대비해서는 서비스 매출이 소폭 줄었다"며 "그룹 협업을 통해 OTS 가입자 이탈을 막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콘텐츠 선순환 구조 더 키울 것”
스카이라이프TV의 콘텐츠부문 매출은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8%, 전분기 대비 9.8% 증가했다. 광고수익은 100억원을 냈다. 분기 광고수익으로는 최초로 100억원대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나는SOLO, 강철부대2 등이 순항하고 있다”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획·제작해 흥행시키고, 이에 따라 채널 가치가 상승해 광고 매출이 오르는 선순환 구조를 타고 있다”고 했다. 양춘식 KT스카이라이프 경영서비스본부장은 “방송과 인터넷, 모바일 등 가입자가 순증하면서 연매출 1조클럽 달성을 위한 순조로운 시작을 보였다”며 “스카이라이프TV 실적도 상승 추세인 만큼 새 예능과 드라마 콘텐츠를 발판으로 종합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KT스카이라이프 주식은 전일대비 2.65% 오른 9290원에 거래됐다. 지난 6개월간 고점인 작년 11월9일(9860원) 대비 약 5.7% 내린 가격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