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09일 11:4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의 자회사이자 국내 토종 앱스토어인 원스토어가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300조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원스토어는 IPO(기업공개)를 통해 기업가치 최대 1조 원에 도전한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이은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모바일 게임과 스토리 콘텐츠 사업을 토대로 지난해 거래액 1조원을 넘기며 달성한 성과다. 구글과 애플이 양분한 글로벌 앱 마켓 시장에서 유일한 대안으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목표다.
◆ 애플 앱스토어 제치고 국내 앱마켓 2위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이사는 9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IPO 간담회에서 “오늘의 원스토어가 국내 7조 원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안드로이드 앱 마켓 사업자라면, 내일의 원스토어는 2025년 글로벌 약 300조 원의 시장을 놓고 당당히 경쟁하는 글로벌 앱 마켓 사업자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스토어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을 한 곳에 모아놓고 판매해 수수료 수익을 내는 장터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가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한 독과점적 시장에서 유의미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기업이다.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SK텔레콤의 T스토어가 전신이다. 이 대표가 KT와 LG유플러스를 직접 찾아가는 노력을 기울인 끝에 통신 3사의 앱 마켓인 T스토어, 올레마켓, U+스토어를 통합한 원스토어가 출범했다. 이후 네이버 앱스토어도 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이 대표는 “국내 통신사들에게 글로벌 사업자에 대응해 힘을 합치자는 제안을 하면서 원스토어가 출범할 수 있었다”며 “그 이후 성장통을 겪었지만, 수수료 인하와 자체 결제 허용 등 상생 정책을 통해 호응을 얻으면서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원스토어는 출범 직후 시장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2018년 7월 업계 최초로 앱 마켓 수수료를 30%에서 20%로 인하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수수료 정책을 바꾼 2018년 4분기부터 지난해 말까지 14개 분기 연속 거래액 증가세를 나타내며 지난해 거래액 1조1319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원스토어의 국내 앱 마켓 시장점유율은 13.8%로 애플 앱스토어(11.6%)를 제치고 국내 2위 앱 마켓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원스토어의 성장세를 이끈 핵심 사업 부문은 모바일 게임이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40.6%로 집계됐다.
이 대표는 “상위 50위권 게임 중 원스토어에 입점한 게임이 2018년 12개에서 2021년 24개로 확대되면서 시장 점유율이 높아졌다”며 “올해 역시 다수의 신규 인기 게임 입점이 예정되어 있어 앱스토어의 시장 점유율은 예년 성장세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은 스토리 콘텐츠 사업이다. 웹툰과 웹소설 등을 제작/유통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매출 361억원을 올렸다. 활성 유저당 월평균 매출은 약 6500원으로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원스토어는 스토리 지식재산권(IP) 사업의 확장도 예고했다. 현재 800개 이상의 IP를 확보하고 있으며 2024년까지 3000여개의 IP를 확보할 계획이다.
◆ 글로벌 진출 원년, "멀티 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
원스토어는 국내 대표 앱 마켓이 아닌 ‘글로벌 멀티 OS(운영체제) 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국내 사업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에 대만과 동남아시아 등 6개 나라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고 이후 북미와 유럽 등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원스토어는 애플을 제치고 구글을 추격하면서 해외 정부와 언론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반독점 규제가 각국에서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앱 마켓 시장의 구글과 애플의 독점 구조를 깨뜨리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만큼 유일한 대안은 원스토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수수료 정책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글로벌에서도 그대로 유지해 원스토어만의 장점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각국의 현지 사정에 맞는 진출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선불카드 결제 비중이 높은 동남아에서는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다국적 통신사의 영향력이 높은 유럽에서는 ‘유럽판 원스토어 모델’을 만드는 방식이다.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기존 사업의 한계에 갇히지 않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이 대표는 “안드로이드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등 글로벌 기업과 협업해 PC와 콘솔 등으로 확대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며 “향후 애플 iOS 시장으로 진입할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스토어는 다년간 축적한 양질의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 사업에 진출해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인 앱 광고 사업은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사업”이라며 “이미 유저와 광고주를 확보한 상황으로 원스토어 플랫폼 내에 광고 관련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된 만큼 타케팅 광고 등을 통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성장 기회 놓치지 않겠다"
IPO를 앞두고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원스토어의 적정 가치를 인정받을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대표는 “현재 시장 상황은 일종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지만 성장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원스토어는 ‘옥’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책정된 공모금액 등을 봤을 때 어느 정도 어려운 시장 상황을 반영해 기업가치가 정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불거진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대해서는 국내에 비교할만한 적절한 기업이 없었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상돈 원스토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에는 적절한 비교기업이 없었던 상황에서 상장예심을 청구한 이후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며 “공모가 밴드를 보면 적정 가치에서 30~40% 할인된 가격인데 이 정도면 글로벌 시장의 시각에서 봤을 때 밸류가 높지는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거래액이 1조원을 웃도는 등 사업적 기회가 있는 상황에서 공모자금 확보가 필요하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시점을 따지기 위해 상장을 미루면 추가적인 성장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원스토어는 이번 IPO를 통해 총 666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주당 3만4300~4만1700원으로 상장 이후 시가총액은 상단 기준 1조1111억원이다. 9~10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한 뒤 12~13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공동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며 공동주관사로 SK증권이 참여한다. 하나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인수회사로 참여한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