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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걸 "故 강수연, 두통 참지 않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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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박사 겸 방송인 홍혜걸이 고(故) 강수연의 사인에 대해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출혈이라고 추측했다.

8일 홍혜걸은 "영화배우 강수연이 안타깝게 숨졌다. 사흘간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별세하고 말았다. 이분이 돌아가신 과정을 의학적 궁금증을 위주로 설명하겠다"며 유튜브 '의학채널 비온뒤'에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이분이 혈압이 높은지, 담배를 피우는지, 술을 좋아하는지 이런 상태를 전혀 모른다. 지금까지 보도된 내용을 위주로 취재한 내용을 알려드리겠다. 확정적인 진실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뒤 사흘째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다가 7일 오후 3시경 별세했다. 고인은 이날 오전에도 두통 증세를 보였고 119에 신고해 구급대원들이 출동하기도 했으나 병원 후송을 원치 않아 철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혜걸은 향년 55세로 한창의 나이인 강수연에게 왜 뇌출혈이 생겼는지 묻는 말에 "강수연의 경우 중풍으로 생기는 뇌출혈이 아닌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추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풍으로 인한 뇌출혈은 고령, 고혈압, 동맥경화로 혈관이 딱딱해진 분들이 쓰러지는데 요즘 이런 경우의 뇌출혈은 많이 줄었다. 강수연도 중풍으로 인한 뇌출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문가들이 유력하게 생각하는 원인은 뇌동맥류라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혈관 질환을 말한다. 뇌혈관의 내측을 이루고 있는 내탄력층과 중막이 손상되고 결손되면서 혈관벽이 부풀어 올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혜걸은 "뇌동맥류는 중년 이후부터 호발하고 우리나라 인구에서도 검진을 통해 상당히 흔하게 발견되고 있다. 저희 집사람도 뇌동맥류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 있다. 아마도 강수연의 뇌출혈은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것으로 강력히 의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뇌동맥류라고 추정하는 의학적 이유에 대해 "이분이 쓰러지기 전 두통을 반나절 이상 앓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선행되는 증상이 없이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가 흔히 알고 있는 중풍으로 인한 뇌출혈이다. 뇌동맥류로 인한 출혈은 대게는 선행 증세가 있다. 강수연의 뇌출혈은 뇌동맥류로 의심이 된다"고 덧붙였다.

홍혜걸은 뇌출혈인데 왜 심정지까지 왔느냐는 질문에 "뇌출혈이 심하면 많은 양의 피가 쏟아져 나오는데 뇌는 두개골이라는 갇혀있는 공간에 있다. 혈액이 나오며 압력이 올라가고 염증으로 인한 부종이 생기면 뇌 조직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유일하게 두개골의 아래쪽으로 척수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밖에 없다. 안타까운 건 바로 그 부위에, 목 아래에서 대뇌와 척수를 연결하는 뇌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뇌간은 생명을 유지하는 핵심 중추 역할을 한다. 심장을 조절하는 뇌간이 가장 먼저 눌리면서 망가지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뇌사에 빠진 것"이라며 "이는 식물인간과는 아주 다르다. 에크모를 비롯한 인공적인 방법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대게 며칠을 못 가고 숨진다. 그렇게 해석한다"고 추정했다.

홍혜걸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당일 강수연이 두통을 많이 호소했다더라. 가족들이 병원에 가자고 했으나 참아본다고 하고 지체한 것이다. 그게 굉장히 좋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맥류가 갑자기 터지는 경우가 있지만 처음엔 스멀스멀 새다가 갑자기 찢어지며 대량 출혈을 일으킨다. '선행 출혈' 일 때 빨리 병원에 갔더라면 출혈 부위를 막아서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그 시간에 병원에 가지 못한 게 아쉽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홍혜걸은 50세 이상에 한해 MRA(뇌혈관 검사) 검사를 하는 것을 추천했다. 그는 "이 검사를 통해 중풍 여부, 동맥류 등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보통 6mm 이하인 경우엔 지켜본다. 두통과 같은 선행 증상, 과거에 겪었던 두통이 아닌 난생처음 겪는 두통이 나타나면 경고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기에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혈관이 막히는 경우를 뇌경색이라고 표현한다. 뇌출혈과는 다르다. 이 경우엔 일과성 뇌허혈이 미리 나타난다. 평소 늘 잘하던 행동이 갑자기 안 될 때가 있다. 발음이 새거나 넥타이를 잘 못 맨다거나, 이런 것은 몇초나 몇분 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위험하다. 본격적으로 혈관이 막히는 것을 암시하는 전조증상이다. 그때 빨리 대학병원 신경과에 가서 미리 점검하면 예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홍혜걸은 "동맥류로 인한 뇌출혈에 해당할 경우 선행하는 출혈이 있을 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세가 두통이다. 가볍게 생각지 말고 빨리 응급실로 가서 상태를 점검하라는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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