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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깅스는 똑같다?…애슬레저라도 'T·P·O' 따져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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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박지수 씨(32)는 레깅스만 열세 벌 갖고 있다. “필라테스용, 러닝용, 야외수영용, 등산용 등 용도가 모두 다르다”는 게 박씨의 얘기다. 최근엔 출퇴근용으로 입을 레깅스도 구매했다. 그는 “신축성, 두께부터 핏까지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제품을 입는다”고 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애슬레저도 TPO(시간·장소·상황)에 맞춰 다양하게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스포츠웨어가 일상복으로 자리 잡으면서 상황에 맞게 디자인을 고려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게 유통·패션업계의 분석이다.

6일 온라인 쇼핑몰 솔루션 기업 크리마에 따르면 2019~2021년 애슬레저 상품 리뷰 분석 결과 레깅스와 관련해선 ‘물놀이’ ‘군살’ ‘홈트레이닝’ ‘등산’ 등의 키워드가 함께 등장했다. 소비자가 상황에 맞는 레깅스를 찾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크리마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레깅스업계는 물놀이 때 입을 수 있도록 방수 기능을 추가한 ‘워터 레깅스’를 비롯해 운동 강도에 맞게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원단과 길이를 달리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요가나 필라테스같이 유연성이 요구되는 운동을 즐기는 소비자를 위해서는 원단을 얇게 만들어 활동성을 높이는 식이다.

정보기술(IT) 회사에서 일하는 김다솔 씨(35)는 “출근할 때 레깅스도 종종 입는다”며 “다만 실루엣이 너무 드러나게 입을 수는 없어 일반 바지 형태의 슬랙스핏 레깅스를 착용한다”고 말했다. 이런 수요를 반영해 최근 레깅스업계는 ‘쫄쫄이’ 형태의 레깅스가 아닌 부츠컷, 조거핏 레깅스를 선보이고 있다.

골프·테니스웨어는 SNS 인증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화려한 색감의 의상을 내놓는 것은 물론 일상에서 튀지 않게 입을 수 있는 파스텔·무채색 옷도 나오는 추세다. 휠라는 테니스웨어의 활동성을 강조한 ‘액티브 온’과 일상복으로서 디자인을 강조한 ‘액티브 오프’로 상품군을 최근 나누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착용 목적을 명확히 언급하며 제품을 찾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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