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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형 e커머스업체 징둥을 비롯한 80여개 기업이 미국 증권 당국의 상장 폐지 예비 명단에 추가됐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전날 80여개 기업을 잠재적 퇴출 명단에 추가했다. 명단에는 징둥을 비롯해 중국 국영 석유회사 시노펙, 중국판 유튜브라 불리는 비리비리, 진코솔라, 넷이즈 등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대거 포함됐다. 중국 검색 플랫폼업체이자 인공지능(AI) 기업인 바이두와 중국 포털사이트 소후닷컴,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도 명단에 들었다.
SEC는 2020년 통과된 외국기업책임법(HFCAA)을 근거로 미 증시에서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 명단을 관리해왔다. HFCAA는 자국 회계기준을 3년 연속 충족하지 못하는 외국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하도록 규정한다.
미국과 중국은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회계 감독권을 놓고 오랜 기간 갈등을 빚어왔다. 중국은 자국 기업들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일부 기업에 회계자료 공개 준비를 지시했다. 해외 상장기업의 회계규정 개정에도 나섰다.
징둥은 SEC의 상장 폐지 예비 명단에 포함된 것과 관련해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징둥은 성명서를 통해 “중국과 미국 양국의 관련 법규를 준수할 것”이라며 "나스닥과 홍콩 증시 상장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증권 감독·관리 당국은 이와 관련해 미국 측 당국과 이미 소통했다”며 “당국이 파악하기로는 중국 기업이 예비 명단에 올랐다고 해서 무조건 상장 폐지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기업들의 상장 폐지 여부는 양국 회계 감사의 기본적 협력 진전 결과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미 당국은 모두 양측 간의 회계 감사 감독·관리 협력 측면에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부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