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천연가스 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의 대러 제재로 미국산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과 미국 내 수요 폭증 등이 영향을 미쳤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천연가스 가격 주요 지표로 활용되는 헨리허브 천연가스 6월물 가격은 장중 100만BTU(열량 단위)당 8.169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다. 전 거래일보다는 9%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헨리허브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이후 최고점에서 소폭 하락해 전 거래일 대비 6.4% 상승한 7.95달러로 마감했다.
미국산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주된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유럽과 러시아의 에너지 금수(수입 금지) 조치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자 미국산 천연가스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U는 6차 러시아 제재 패키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러시아도 이에 맞서 비우호국 및 해당국 기업과의 통상, 금융 거래를 포함한 모든 교류를 금지하는 보복 제재안을 발표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화하자 미국은 유럽에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켐벨 포크너 OTC글로벌 부사장은 “러시아 전쟁이 장기화되며 에너지 시장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미국 내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미국 천연가스 재고량이 1년 전보다 21% 감소한 것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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