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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추가손실에도…정몽규 "신뢰회복이 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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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9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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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의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을 전격 결정한 것은 당장의 비용 손실을 줄이는 것보다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화정아이파크 전면 철거 및 재시공에 2000억원 안팎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외벽 붕괴 사고가 일어난 201동만 재시공할 때보다 1500억원이 넘는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영업정지와 기존 시공 계약 해지 등 창사 이후 최악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면 재시공이라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2000억원 들여 전면 재시공 전격 결정
    HDC현대산업개발이 화정아이파크 8개 동을 모두 부수고 새로 짓기로 함에 따라 이 아파트 입주는 70개월(5년10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산은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인한 손실액이 1755억원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재시공 비용과 입주 지연에 따른 배상금 등을 더하면 사업비는 37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입주가 6년가량 지연되면 입주 예정자당 배상금만 1억6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애초 이 아파트의 공사비는 2557억원이었다.

    한 건설사 임원은 “HDC현산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조8000억원에 달해 재시공 비용을 마련하는 데는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전면 철거 및 재시공은 국내에서 처음 이뤄지는 것인 만큼 예상치 못한 변수로 공사 기간이 HDC현산의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사고 발생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외벽이 무너진 201동만 철거하고, 나머지 동은 안전진단을 받아 문제가 발견되면 철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입주 예정자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정치권에서도 잇달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자 전면 재시공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4일 기자회견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회사 존립 가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회사에 어떤 손해가 있더라도 소비자와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시공 계약 줄해지’ 위기 넘을까
    HDC현산은 작년 6월 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사고에 이어 지난 1월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까지 연달아 터지면서 시장에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 HDC현산은 올 들어서만 △광주 운암주공3단지 재건축 △경기 광명11구역 재개발 △대전 도안동 아이파크시티 2차 신축 △경기 광주 곤지암 역세권 아파트 신축 △부산 서금사A구역 재개발 등의 사업장에서 시공 계약이 해지되거나 시공권 배제 통보를 받았다.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영업정지 등 중징계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HDC현산은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사고로 이미 서울시로부터 8개월 영업정지와 4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책임을 물어 HDC현산에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 등의 처분을 내릴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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