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되면서 주가가 부진하다. 최근 공매도가 전체 거래의 30%를 넘어서고 있다. 증권가에선 2분기 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1만7000원대에 거래되면서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달 공매도 거래비중은 25.91%. 전체 거래 4분의 1이 공매도 거래였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최근 공매도 비중도 늘어나며 주가가 크게 빠졌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6일 공매도 거래대금이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같은달 29일에는 3700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또 지난달 공매도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종목으로 집계됐다.
공매도는 주식을 먼저 비싸게 팔고 나중에 사들여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주식 가격이 하락할수록 공매도 투자자들은 이익을 얻는다. 최근 LG디스플레이의 공매도 비중이 높은 것은 LG디스플레이 주식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공매도가 몰린 지난달부터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 3월25일 장중 2만900원까지 치솟았던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8일 장중 1만6250원까지 22% 넘게 떨어졌다.
최근 LG디스플레이 주가가 하락세를 나타낸 이유는 '실적' 때문이었다. 실제로 실적 발표를 앞두고 계속해서 주가가 하락했고, 실적 발표 당일인 지난달 28일에는 5.75% 급락했다. LG디스플레이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3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2.67% 감소한 수준이다. 매출도 5.98% 감소한 6조4715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79.6% 줄어든 543억원으로 나타났다.
1분기 실적이 증권사의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 6조8377억원, 영업이익 1783억원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실적 발표에 앞서 공매도가 지속 쏟아졌다는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 모두 어닝쇼크를 예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가 공매도에 주춤하는 사이 개인들이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지난달 1일부터 전날까지 개인이 234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00억원, 14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주가에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렇게까지 떨어질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향후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전망은 더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증권가에서 2분기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목표가 2만원을 제시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며 "원가부담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1분기 말 재고 자산이 4조2000억원으로 매출 증가에 따른 재고 감소를 고려하더라도 일부 라인의 가동률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목표가 2만500원을 제시한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도 "올 2분기는 실적 개선이 예상돼 주가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이겠으나, 추세적 반등을 위해선 LCD TV 패널의 가격 반등, OLED TV 신규 고객사 확대를 통한 중장기 성장성 확보, LCD 사업부의 추가 효율화 등의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