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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기업 신약출시 일정에 잇달아 제동 건 미 F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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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식품의약국(FDA)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 출시 일정에 잇달아 제동을 걸었다. 임상 데이터 부족 등을 이유로 시판 허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개발된 항암제 두 개와 버텍스에서 개발하던 당뇨병 치료제가 된서리를 맞았다.

홍콩과 중국 기반 제약사인 허치메드는 2일(현지시간) 미 FDA가 허가여부 통보서(CRL)를 통해 신경내분비 종양 치료제인 수루파티닙 승인을 거부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 두 건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한 이 회사는 미국인에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브릿지 임상시험을 했다. 이를 통해 미국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FDA는 서한을 통해 해당 약의 임상시험에 신경내분비 종양이 있는 미국 환자를 더 많이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루파티닙 치료가 미국 현지에서 진행되는 표준치료와 비교해 어떤 이점을 보이는지도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에서 이 치료제 임상시험을 받은 환자들은 호르몬이나 화학 항암제 치료를 포함하는 두 종류의 진료 지침을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에선 가이드라인에 따라 화학항암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옵디보, 여보이 등 면역관문억제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해당 약이 이런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는지는 입증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수루파티닙은 중국에서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로 출시됐다. 2021년 매출액은 1200만달러다. FDA의 불승인 발표가 나온 뒤 허치메드의 주가는 10% 넘게 하락했다.

한편 상하이에 기반을 둔 준시바이오사이언스도 코헤러스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개발하는 토리팔리맙 신약 허가를 받는데 실패했다고 이날 밝혔다. FDA는 CRL을 통해 이 회사의 품질 프로세스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준시바이오사이언스는 올 여름까지 허가 신청서를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신약 허가 일정이 6개월 정도 늦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토리팔리맙은 항 PD-1 항체 치료제다. 화학항암제를 사용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해야 하는 비인두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제를 개발했다. 이 치료제가 승인받게 된다면 재발성·전이성 비인두암 치료를 위한 첫 면역 치료제가 된다.

FDA가 신약 출시 일정을 늦춘 것은 이들 제약사뿐만이 아니다. 버텍스도 당뇨병세포 치료제의 임상 1·2상 시험이 보류됐다고 발표했다. FDA는 VX-880의 초기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치료 용량을 늘릴만한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치료제는 중증 당뇨병 환자를 위한 줄기세포 치료제다. 임상시험에서 정해진 용량의 절반을 투여 받은 환자 2명에게서 효과가 확인됐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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