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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모 벤스케, '말러 교향곡 10번' 지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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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말러 스페셜리스트’라고 불리는 지휘자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구스타프 말러의 미완성 유작인 교향곡 10번의 후대 완성본을 인정하지 않는 지휘자와 기꺼이 연주하고 녹음까지 하는 지휘자다.

연주할 만한 완성본이 나오지 않은 시절을 제외하면 전자로는 레너드 번스타인, 라파엘 쿠벨리크, 게오르그 솔티, 베르나르트 하이팅크, 로린 마젤, 주빈 메타, 피에르 불레즈, 오자와 세이지, 클라우디오 아바도 등이 있다. 이들은 말러가 관현악 총보를 남긴 1악장만 연주하거나 녹음했다. 이들이 완성본을 다루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말러의 음악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말러 10번을 완성해 달라는 부탁을 거절한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입장과도 비슷하다. 말러를 존경했던 쇼스타코비치는 “말러의 정신세계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후자는 ’말러 10번 전도사‘라고까지 불린 사이먼 래틀이 대표적이다. 1980년 25세에 이 작품을 영국 본머스 심포니와 처음 녹음해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1999년 베를린필하모닉과의 연주 실황도 음반으로 나왔다. 리카르도 샤이, 엘리아후 인발, 미하엘 길렌, 다니엘 하딩 등도 이 작품을 연주하고 녹음했다.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 말러 교향곡 전곡 녹음을 진행 중인 벤스케는 2020년 10번을 녹음했다. 이 앨범은 호주 라임라이트지에서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됐다.



벤스케와 서울시향은 오는 12일과 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10번을 연주한다. 벤스케가 서울시향과 말러를 연주하는 것은 2020년 2월 취임 연주회의 2번 ‘부활’과 그해 6월 실내악 버전으로 연주한 4번에 이어 세 번째다.
벤스케는 여러 완성본 중에 영국 음악학자 데릭 쿡의 세 번째 판본인 1976년 버전을 연주한다. 말러 부인인 알마 말러가 유일하게 승인한 데릭 쿡 버전 중 가장 널리 연주되는 판본이다. 연주 길이가 약 84분에 달한다.

말러 10번은 말러 애호가를 뜻하는 ’말러리안‘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 “말러가 최종 작업을 하지 않은 작품은 말러의 음악이 될 수 없다”며 아예 듣지 않는 애호가들이 있는가 하면 “’대지의 노래‘를 포함한 말러 교향곡(1~9번)에선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말러의 감성과 음향이 담긴 곡”이라며 그 가치를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들어 해외에서 연주 및 녹음 빈도가 늘고 있지만 다른 말러 교향곡들에 비해 대중적인 선호도가 높지는 않다. 국내에서는 서울시향이 2010년 미국 지휘자 제임스 드프리스트의 지휘로 초연했고, 2014년에도 오스트리아 지휘자 한스 그라프와 함께 연주했다. 두 번 모두 데릭 쿡 버전이었다.

벤스케는 서울시향 월간지 ’SPO‘와의 인터뷰에서 “더 대중적인 말러 교향곡들도 많은데 굳이 10번을 선택한 이유를 꼽자면, 말러가 남긴 마지막 작품이라는 데에 의미가 있다”며 “데릭 쿡 버전은 말러가 이 작품과 관련해서 남긴 모든 음악적 재료들을 개연성 있게 편집한 훌륭한 에디션”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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