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국내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모 주식형펀드 규모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대체재 성격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커지고 간접투자보단 직접 종목에 투자하는 개인이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공모 펀드가 개인에게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제공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8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2018년 4분기 말 30조원을 넘었지만 올해 1분기 말 19조5060억원으로 줄었다. 최근 3년 사이 펀드 설정액이 3분의 2 규모로 감소했다. 700개가 넘었던 펀드 수 역시 올 1분기엔 654개로 줄었다.
2017년부터 감소세를 보이던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특히 코로나19 장세로 증시가 활황을 보였던 2020년 하반기에 급감했다. ‘동학개미운동’을 통해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 직접 투자가 크게 늘어나던 시기다. 당시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1년 새 7조3589억원 빠져나가면서 처음으로 2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3년 전 15조원대에 머물렀던 국내 주식형 ETF 설정액은 올해 1분기 약 25조원으로 67%가량 성장했다. ETF는 은행 등을 통해 가입해야 하는 공모 펀드보다 좀 더 쉽게 투자할 수 있다. 모바일 주식 거래 시스템(MTS)을 통해 즉각적으로 거래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신규 투자자들은 공모 펀드보다 ETF에 관심이 많다”며 “특히 미래 투자자인 2030세대의 경우 가입 및 거래가 불편한 공모 펀드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증시 불안이 지속되면 공모 주식형펀드 인기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사장은 “지속적으로 주가가 올랐던 2020~2021년의 코로나 장세 때와 달리 최근 약세장에선 개인들이 직접 종목이나 ETF를 투자해 수익을 내는 게 쉽지 않다”며 “직접 투자로 손실을 보는 투자자가 많아지면 결국 운용사 펀드매니저들에게 운용을 맡기는 간접 투자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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