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국내 기업 최초로 재생에너지 장기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2050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사용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RE100’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해 한국남동발전과 삼천포태양광(10MW) 발전설비의 ‘REC(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를 20년간 장기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한다고 24일 발표했다. 국내 기업 중 REC 장기공급 계약을 맺은 첫 사례다. LG화학의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도 이날 제주에너지공사·제주특별자치도·제주 동복마을로부터 23GWh(기가와트시) 규모의 풍력·태양광 REC를 구매했다.
REC는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했다는 일종의 증명서다. 이를 구매하면 친환경 전기 사용 및 온실가스 배출 감축 인증을 받을 수 있어 기업들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은 올해부터 2041년까지 20년간 연 평균 9GWh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게 됐다. 이는 총 180GWh의 전력량으로 4만3000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으며, 소나무 60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탄소배출 감축 효과가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번 REC 구매 등을 통해 축북 오창공장의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지난해 16%에서 올해 50%까지 세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그룹과 CDP가 발표한 ‘RE100 연례 보고서’에서 RE100 가입 국내기업(14개사) 중 전환율(2020년 기준) 33%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고객 및 투자자의 기후변화 대응 요구 증대로 RE100 전환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배터리는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제품으로 앞으로도 탄소 배출 저감의 모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모회사인 LG화학도 전 세계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전환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체 전기량의 5% 가량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 올해는 두 배 늘어난 10% 수준까지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REC 구매를 비롯해 녹색프리미엄, 전력직접구매(PPA)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녹색프리미엄과 PPA를 활용해도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지영 LG화학 CSO(부사장)은 “LG화학은 글로벌 지속가능 과학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비즈니스의 핵심 축까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2050년 넷제로 달성 위해 재생에너지를 적극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경민/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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