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모바일 기기에 활용하는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이 일반 플라스틱 대비 약 25%의 이산화탄소(CO2)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글로벌 안전인증기관 UL이 진행한 '전과정평가' 결과에 따르면 일반 플라스틱(MS-51)을 1톤 생산할 때 4.4톤의 탄소가 발생했지만,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OM-52)의 경우 탄소 배출량이 3.3톤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각종 전자제품의 부품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1톤을 생산할 때 폐어망을 재활용하면 기존 방식에 비해 1.1톤, 약 25%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탄소 1.1톤은 30년생 소나무 120그루가 약 1년 동안 흡수하는 양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22' 시리즈, 태블릿 PC '갤럭시 탭 S8' 시리즈, 노트북 PC '갤럭시 북2 프로 시리즈'에 이른바 '유령 그물'로 불리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활용하고 있는 해양 폐기물 소재는 인도양 인근 해서 수집된 폐어망을 분리, 절단, 청소, 압출한 뒤 폴리아미드 수지 펠릿으로 가공하고, 이를 부품으로 최적화하는 과정을 거쳐서 생산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폐어망은 해양 생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산호초와 자연 서식지를 훼손하는 방식으로 자연 생태계를 교란시켜 인류의 식량과 물 자원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를 수거해 재활용된 부품을 사용함으로써 '1석 2조'의 친환경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렇게 생산된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갤럭시 S22 시리즈의 키 브래킷과 갤럭시 S22 울트라의 S펜 커버 내부, 갤럭시 북2 프로 시리즈의 터치패드 홀더와 브래킷 내부 등에 활용하고 있다. 삼성 측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 모바일 제품 전 라인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구를 위한 갤럭시'를 목표로 오는 2025년까지 △모든 갤럭시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 적용 △제품 패키지에서 플라스틱 소재 제거 △ 모든 스마트폰 충전기의 대기 전력 제로(zero)화 △전 세계 MX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을 통한 매립 폐기물 제로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11개 관계사와 함께 국내 39개 사업장에서 18일부터 29일까지 임직원 대상으로 폐휴대폰 수거 캠페인을 실시한다.
제조사 구분 없이 모든 휴대폰, 충전기, 배터리를 수거하며 수거된 제품들은 파쇄와 제련 공정을 거쳐 금, 은, 구리 등 주요 자원으로 회수·재활용된다. 폐휴대폰 재활용을 통해 발생한 수익금은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의 취약계층 지원 기부 프로그램에 사용된다.
삼성전자는 자원순환 노력의 일환으로 2015년부터 이 캠페인을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까지 약 5만6000대의 폐휴대폰을 수거했다.
김형남 삼성전자 글로벌 CS센터장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제품 개발에서 폐기까지 환경 영향 최소화를 위해 노력 중이며 자원순환형 사회 구축을 위해 폐제품 수거와 재활용 확대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