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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민생 안정,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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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영국에서는 마거릿 대처 총리가 집권하고 1980년 미국에서는 로널드 레이건이 정권을 잡았다. 이 무렵 서구 여러 나라에서 정권이 교체됐다. 가장 큰 원인은 2차 석유파동에 따른 고물가와 저성장에 따른 민생파탄이었다. 2차 석유파동은 국제 원유가격이 배럴당 13달러 내외에서 31.5달러로 급등한 사건이었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는 생산비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했고 성장률이 둔화했다. 한국도 1980년 소비자물가가 28.7% 상승하는 고물가에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4.9%라는 저성장 늪으로 빠져들었다. 고물가, 저성장으로 민생이 파탄나면 그 원인이 석유파동 같은 외생변수일지라도 유권자의 화살은 정권교체로 쏠린다는 역사적 증거다.

최근 다시 원유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비축유 추가 방출,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우려 등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이 러시아를 추가 제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97.93달러를 기록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내 주요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해 유럽을 포함한 세계가 적극적으로 대(對)러시아 에너지 제재에 참여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이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경우에는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작년 대비 100% 급등할 것으로 추정했다. 3차 석유파동이 온다는 의미다.

식량가격도 초비상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지난달 세계 식량가격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3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2.6% 상승했다. 관련 지수를 발표한 1996년 이후 최대치로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곡물 자급률이 낮은 한국에는 직격탄이 되고 있다. 3월 한국의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6.6% 올랐다. 1998년 4월 이후 23년11개월 만에 가장 상승폭이 컸다. 39개 외식 품목이 모두 올랐다. 이런 점들이 반영돼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로 10년3개월 만에 4%를 돌파했고,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제성장률도 올해는 3%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그만큼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다는 예상이 나온다. 물가 특히 생활물가가 급등하고 성장률 둔화로 일자리 창출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국민의 화살이 기대를 걸었던 새 정부로 쏠릴 수밖에 없다. 사실 물가 상승 원인의 상당 부분이 원유 천연가스 곡물 등 외생변수이고 성장률 반등과 일자리 창출이 단시간에 해결되기는 힘들지만 당장 살기 어려운 국민은 새 정부에 화살을 돌리기 쉽고 그 결과는 6월 지방선거와 2년 뒤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새 정부의 거시경제정책 운용 여건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우선 금리정책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물가안정 목표를 2%로 책정하고 있는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가파르게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한국도 금리를 비슷한 수준으로 올리지 않을 경우에는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이 예상된다. 한국은 금리 인상을 동조하지 않을 수 없는 소규모 개방경제다. 재정정책도 딜레마다. 여유가 없는 가운데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도 마련해야 한다. 거시정책 수단의 제약이 많으므로 성장과 일자리는 규제 혁파, 법인세 인하 등 기업투자 환경을 개선해 돌파해 나가는 미시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공급망발(發) 인플레이션 요인을 진정시키기 위한 공급망 개선에도 진력하고 유류세 인하는 물론 탄력관세 적용 등 다각적인 대책 강구로 민생 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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