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의 실외 마스크 착용 여부 결정 계획에 급제동을 건 것은 최근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완화 움직임이 지나치게 빨라 속도 조절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하루 확진자가 세계 확진자의 22%에 달하는 데다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잇달아 등장하고 하반기에 ‘가을 재유행’이 발생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등 방역 긴장을 늦추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학교도 ‘포스트 오미크론’ 체계로 전환한다.
“마스크는 최후의 방역 보루”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20일 신용현 대변인을 통해 전한 메시지엔 정부의 성급한 마스크 착용 해제를 우려하는 내용이 담겼다. 안 위원장은 며칠 전에도 “마스크는 최후의 방역 보루”라며 “정부의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검토는 성급하며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자 방역당국은 “다음주 방역지표를 모니터링하고 인수위 의견도 함께 고려 및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일단 한발 물러섰다.신 대변인은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번 가을·겨울 코로나19 재유행을 경고하고 있고 오미크론 이후 신종 위험이 여전히 남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감염병 등급 하향 등 정부가 시행을 예고한 ‘포스트 오미크론 정책’에 대해서도 “섣부른 조치”라고 경고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11만1319명으로, 전날보다 7185명 줄며 이틀째 11만 명대를 기록했다. 최근 1주일간 평균 확진자 수는 전주 평균 확진자 수인 19만5000명보다 40% 감소한 11만 명대 규모다.
정부는 오미크론 대유행이 완연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지만 긴장을 늦추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는 이날 질병관리청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올해 11월에서 내년 초 사이 가을 재유행이 발생할 것이며 이 기간 누적 사망자는 700명에서 최대 27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최근 ‘XL’과 ‘XE’ ‘XM’ 등 신종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 감염자가 잇달아 확인되는 등 전국의 코로나19 위험도는 ‘높음’ 단계다.
학교 2년여 만의 일상 회복
이런 가운데 다음달부터 전국 유치원, 초·중·고교가 모두 정상 등교를 시작하고 대학은 대다수 강의를 대면으로 전환한다. 확진 학생도 1학기 기말고사를 볼 수 있게 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학교 일상 회복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다음달부터 모든 학생이 정상 등교하고,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교과 및 비교과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 부총리는 “사회적 일상 회복 기조 등을 반영해 교육 활동 정상화 및 교육 회복을 본격 추진하되, 감염병 재유행 시 차질 없이 대비하도록 지원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이달 30일까지는 준비단계, 다음달 1일부터 22일까지는 이행단계, 다음달 23일부터 남은 1학기를 안착단계로 분류해 단계별로 학교 일상 회복을 추진한다. 우선 방역 목적의 원격수업 방식은 종료한다. 원격수업은 학습 흥미 유발, 성취도 제고 등 교육 효과성 향상 목적으로만 제한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수학여행, 체험학습, 동아리 활동 등 비교과 활동도 정상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주 1회 하고 있는 신속항원검사 지속 여부는 각 교육청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대부분 지역에서 시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최만수/김인엽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