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자에 관한 이야기는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최근에 발표된 통계청의 작년 12월 기준 가계금융복지조사의 마이크로데이터를 통해 상위 1% 부자들에 대해 분석해 봤습니다.
순자산 기준으로 상위 1% 가구의 하한선은 29억원입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51억원의 총자산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중 순자산은 46억원이었습니다.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실물자산 비중은 82.2%로, 전체 가구 평균(77.5%)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부자들 역시 부동산 중심의 자산관리가 이뤄지고 있던 것입니다. 다만 부동산에서 거주주택과 거주 이외 부동산 비율이 4대6 정도로 거주주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가구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위 1% 가구주의 평균연령은 63.5세였습니다. 50대 이상 가구주가 88.5%를 차지하고 있어 일정 규모 이상 자산이 축적된 부자는 나이가 필요조건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부자란 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너무 빨리 부자가 되기 위해 조급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상위 1% 가구는 연평균 2억1571만원의 충분한 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소득의 구성은 근로 또는 사업소득 1억3136만원(60.9%)과 재산소득 7259만원(33.7%)입니다. 재산소득이 많다는 게 특징입니다.
은퇴하지 않은 가구를 대상으로 재산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상위 1% 가구는 30.5%, 순자산이 77억원 이상인 상위 0.1% 가구는 49.8%로 나타났습니다. 상위가구로 갈수록 재산소득의 비중이 증가하는데, 부자들의 자산관리 비결은 얼마만큼 재산소득의 비중을 높이는 가에 달렸다는 걸 드러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충분한 소득을 올리고 있지만 부자들의 지출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습니다. 2억1571만원의 경상소득에서 비소비지출(6604만원)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은 연간 1억4966만원인데, 이중 5746만원(38.4%)을 소비지출하고 9220만원(61.6%)의 저축 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월 평균 479만원의 소비를 하는 셈인데 부자들의 평균 연령이 60대를 넘어서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생활비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으로 추정됩니다. 쓰는 것보다 버는 것이 훨씬 많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보면 부자가 되는 방법은 단순하게 접근하면 될 것 같습니다. 최대한 많은 소득을 올리고, 적정하게 지출하면서 저축 여력을 최대한 확보하는 겁니다. 저축 여력을 투자와 자산관리를 통해 지속적으로 늘려가다 보면, 일정 시점에 가서는 자산이 계속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에 들어서게 됩니다.
부자라는 목표가 달성하기 너무 어려운 것이라고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꾸준하게 노력해 자산관리형 부자가 돼 풍요롭고 행복한 100세 시대를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NH WM마스터즈 김진웅 수석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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