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은 4월18일~19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파업 찬반투표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총파업을 가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자동차노련은 국내 최대 규모의 버스운전기사 노조다.
이번 찬반투표에는 10개 지역 207개 사업장의 3만9189명의 버스운전기사가 투표에 참여했으며, 찬성 3만7744명(96.3%)으로 총파업 투쟁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한 지역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경기, 전북, 전남, 경남, 충북, 창원 등 10개 지역이며 대부분 90%가 넘는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총파업 가결 이후엔 쟁의조정 절차를 거치며, 일주일 후인 26일부터는 파업권을 획득한다. 그 전까지 사측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게 자동차노련의 입장이다.
노조는 "교섭일정 때문에 투쟁에 참여하지 못한 지역도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어, 추가적으로 투쟁에 돌입할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에 도달하지 않도록 오는 25일 최종 조정회의 때까지 교섭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주일 내에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26일 서울을 포함한 전국에서는 버스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2년 연속 동결된 임금을 8.5% 수준으로 인상하고, 교통시설특별회계법상 버스계정 신설 등을 공동 요구사항으로 정한 바 있다. 버스계정이 신설되면 중앙정부가 버스업계에 지원할 수 있는 재정을 마련할 법적 근거가 생긴다.
자동차노련은 “코로나19 이후 버스노동자들은 임금동결과 고용불안 속에서 고통 전가만을 강요당해 왔지만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며 “민간사업자가 운영하지만 공공에 기대 운영되는 버스운수업의 특성상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내버스노동조합도 별도 보도자료를 내 19일 파업 찬반투표 진행 결과 98.1%가 찬성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버스노조에 가입된 시내버스(마을버스 제외)는 7235대로 전체 시내버스의 98%를 차지한다.
노조는 "지난해와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 합계가 6.3%였는데 2년 연속 임금동결은 심각한 임금삭감이며 도저히 받아 들일 수 없다"며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생활임금 확보와 생존권 사수를 위해 총파업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노조는 △임금 8.09% 인상 △식사 질 개선 △고용안정협약 체결 △무사고 포상금 지급 △정년 이후 촉탁직 1호봉 적용 △실·견습 기간 호봉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의 시내버스는 서울시가 재정을 지원하는 준공영제로 운영 중이다. 서울시 예산 지원이 임금 및 노동조건과 직결되는 구조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2022년 서울시 예산은 약 39조 2061억원으로 지난 2018년 약 28조179억원에 비해 40%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서울 시내버스 예산은 올해 약 3838억원으로 지난 2018년 약 5402억원에 비해 29%가량 감소했다는 게 노조의 지적이다.
서울시내버스노조는 21일 오후 3시30분에 버스사용자단체 사무실이 있는 잠실 교통회관 앞에서 총파업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