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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누구보다 반대한다"…'현직경찰' 주장한 익명글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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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현직 경찰'이라고 밝힌 A씨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검수완박을 누구보다 반대하는 건 경찰이다"라고 주장한 글이 19일 화제다. 블라인드는 소속 직장의 이메일 인증을 거쳐 가입하는 익명 커뮤니티로, 회원이 게시물을 올리면 닉네임과 함께 소속 직장명이 표시된다.

A씨는 "현재도 수사권 조정 이후 불필요한 절차가 너무 많아져서 업무 과중으로 수사 지연이 심각한 수준이다"며 "수사관 한명당 자기 사건 50~200건 달고 있고, 수사 부서 순번 정해서 탈출할 정도로 수사 기피가 심각해 현재 경찰 수사 조직은 붕괴되기 직전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폭행, 절도처럼 단순하고 증거가 바로바로 나오는 사건들만 있다면 검수완박해도 인원 충원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라면서 "하지만 현실 세상은 폭행, 절도같이 간단한 사건만 있는게 아니다. 전문지식이 필요한 고도의 지능범, 민사와 얽혀있는 사기꾼, 경제 사범 등이 있고 이러한 사건에는 형법, 민법 각종 법률이 다 얽혀있어서 이게 죄가 되는지 단순 민사인지도 애매하고 무슨 죄를 적용해야 하는지 변호사마다도 의견이 갈리는 굉장히 복잡하고 까다로운 범죄들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업무는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힘든 분야라 변호사 외에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 자문이 필수다"며 "근데 경찰은 채용 때 형사법만 배운채 들어왔고, 복잡한 전문분야의 영역은 보통 검찰에서 가져가서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조직적 역량 차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경찰은 경찰청장 이하 일선 과장급까지 임명권자가 죄다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인데, 어느 누가 정권 수사를 할 수 있나"라며 "반면 검사는 개개인이 독립관청이라서 그런 압력에서 대체로 자유롭다. 관두고 변호사 하면 그만이라 소신껏 일할수도 있다"고 했다.

조직 수뇌부 역량에 차이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A씨는 "검사조직은 밑바닥부터 수뇌부들까지 수십년간 수사 실무만 뛰며 단계적으로 올라오던 수사 베테랑들로만 이루어진 조직이라, 모든 마인드 세팅이 ‘수사 위주’로 되어있다"라며 "반면 경찰은 업무 범위가 굉장히 광범위하고 수사 부서는 그 많은 부서 중의 일부일 뿐이며, 수사 한번 안 해보고 행정, 경비, 기획 등 수사와 무관한 경력으로 올라간 수뇌부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A씨는 "검찰의 과도한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보통 검찰공화국 논리믿는 사람들은 자꾸 검사들이 없는 죄를 만드는 것처럼 프레임 씌우는데 어느 조직이나 부패한 개인은 있기 마련이고, 이러한 부분은 검사를 견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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