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사 주성엔지니어링이 발전전환효율(태양 빛을 전기에너지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변환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이 35%를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미래형 태양전지 개발을 추진한다. 2004년 태양광 분야에 도전장을 던진 이후 3000억원이 넘는 연구개발비를 쏟아부은 만큼 태양광을 새로운 주력 먹거리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18일 한국기술연구원과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 개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중국 태양광업체 등의) 가격 공세가 심해도 기술을 차별화하면 태양광 시장에서 성장 기회가 충분하다”며 “차세대 탠덤 태양전지 장비를 최초로 선보여 태양전지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탠덤은 빛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두 개의 서로 다른 에너지 흡수대를 가진 태양전지를 하나로 다중접합하는 기술이다.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상부에 단파장 빛 흡수에 적합한 신소재 페로브스카이트를 결합해 발전효율을 크게 높이는 방식이다. 황 대표는 “양산되면 세계 태양광산업 발전에 한 획을 그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 회사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발전전환효율이 35%를 넘는 탠덤 태양전지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황 대표는 20여 년 전부터 태양광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03년 적자를 본 상황에서도 2004년 태양광 투자에 시동을 걸었고, 2008년 매출 1521억원, 영업적자 182억원을 기록하는 위기의 순간에도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 태양광 분야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에 이은 제3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야 지속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시장 진출 이후 18년간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 지난해 발전전환효율 25.3%에 이르는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N타입 단결정 이종접합기술(HJT) 태양전지 효율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발전전환효율이 높을수록 태양광 패널 설치 면적을 줄일 수 있다.
황 대표는 “내년까지 탠덤 기술이 적용된 태양전지 장비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겠다”며 “효율 35% 탠덤 태양전지 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작년 매출 3772억원에 영업이익 1026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는 올 들어 8.81% 올랐지만 최근에는 증시 부진 탓에 다소 하락하는 추세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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