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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머스크 적대적 M&A 선언에…'독약' 꺼내든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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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기업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선언하면서 또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 지분 9.2%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 사실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 13일 트위터 경영진에 지분 전체 인수를 제안했다. 그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트위터의 모든 지분을 사들인 뒤 비상장사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트위터는 15일 머스크의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포이즌 필(poison pill) 전략을 꺼내들었다.
새 주식 싼값에 발행 … 기존 주주 지분 늘려
포이즌 필은 영어로 ‘독약’이라는 뜻으로, 적대적 M&A 대상이 된 기업이 활용하는 경영권 방어 수단의 하나다. 새 주식(신주)을 대거 발행하거나 기존 주주에게 신주를 시가보다 훨씬 싼값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부여하는 제도다. 이렇게 하면 기존 주주들은 적은 돈을 들여 지분을 늘릴 수 있지만 M&A에 나선 쪽은 지분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포이즌 필은 과거 스파이들이 체포될 경우에 대비해 독약을 지니고 다닌 데서 유래했다. 흔해빠진 물건은 비싸게 팔리기 어렵듯 기업 주식도 너무 많이 발행하면 가격이 하락(가치 희석)하게 된다.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적의 공격으로부터 경영권을 지켜내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트위터 측은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 지분을 15% 이상 매입하면 포이즌 필을 발동하겠다”며 “이 조치는 내년 4월 14일까지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트위터가 포이즌 필을 가동함에 따라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려면 기존 주주를 직접 설득해 주식을 공개 매입해야 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그의 자금 조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머스크의 재산은 2500억달러(약 300조 원)에 달하지만 대부분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식이고 현금은 많지 않다.
40년 된 경영권 방어 수단, 한국선 불가능
포이즌 필은 1982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으나 한국에선 아직 허용되지 않고 있다. 재계는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도입을 요구해왔지만 ‘재벌 특혜’라는 반대 목소리에 막히곤 했다.

M&A의 세계에서는 포이즌 필 외에 황금낙하산, 차등의결권, 황금주 등 다양한 경영권 방어 장치가 동원되고 있다. 황금낙하산은 M&A로 사퇴하는 임원에게 어마어마한 퇴직금을 주도록 한 제도다. 회사를 장악하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하게 만들어 적대적 M&A 의욕을 꺾는 효과가 있다. 차등의결권은 특정인에게 실제 지분보다 많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창업자나 최대주주가 외부 공격에 흔들리지 않고 뚝심 있게 경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황금주는 차등의결권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한 주만 갖고 있어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이다. 황금낙하산은 국내에서도 활용되고 있지만 차등의결권과 황금주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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