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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김도형의 금융 法 (33)] 尹의 '디지털자산기본법', 이렇게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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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약속한바 있다.

전세계적으로 ‘디지털자산’과 관련한 포괄적인 법제도가 만들어진 사례는 거의 없다. 대한민국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만들어진다면 핀테크 시장을 선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IT · 통신강국 대한민국이 핀테크시장 선도를 통해 금융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에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만들어진다면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바람직할지에 대해 법률전문가로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 봤다.
1) 별도의 기본법으로 제정하라
먼저 법 형식과 관련하여 자본시장법 등 기존 법률에 해당 조항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아니면 별도의 법률을 제정할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 크라우드펀딩과 P2P를 예로 들 수 있는다.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펀드를 규율하는 자본시장법에 관련 조항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법제화했다. 반면 P2P의 경우에는 별개의 법률을 제정하는 방식으로 법제화하였다. 디지털자산도 유사한 영역에 대해 규율하는 현행법이 뚜렷하지 않으니, 별도의 기본법 제정을 통해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2) 디지털자산의 범위부터 정해야
디지털자산기본법에서는 가장 먼저 ‘디지털자산’의 정의 및 범위를 정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현행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에서 ‘가상자산’에 대해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 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특금법의 목적은 자금세탁 방지에 있는바, 디지털자산기본법의 ‘디지털자산’의 정의는 특금법 상의 ‘가상자산’보다는 그 범위가 보다 더 넓어야 한다.

암호화폐, NFT, P2E, CDB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Central Digital Bank Currency) 등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어느 범위까지 법제화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칠 필요성이 있다.
3) 새로운 서비스 성장시키려면... 진입규제 완화 필요
디지털자산관련업의 주요 골격은 자본시장법과 같이 진입규제, 행위규제, 불공정거래행위규제, 감독기관 및 유관기관, 벌칙 등의 순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진입규제는 디지털자산관련업의 진출을 보다 완화해주는 방향이 타당하다고 본다. 디지털자산관리 업종 중에는 스타트업 등 기존 금융기관에 비해 규모가 작은 곳이 많다. 사업 시작 조건을 까다롭게하면, 초기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려워진다.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기존 금융투자회사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하면서까지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바 아니지만, 디지털자산관련업을 포함한 새로운 핀테크 산업의 성장이 금융소비자에게 가져다주는 편익과 해당 산업의 부가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어느 정도의 불균형은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암호화폐거래소 등의 경우 어느 정도의 진입규제를 둬도 상관없을 정도로 시장규모가 커졌다. 암호화폐거래소는 진입규제 완화의 정도를 달리해야 할 것이다.

또한 마이데이터 사업과 같이 기존 금융투자업자에게도 디지털자산관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4) '금소법' 반복 막으려면 행위규제는 큰 틀에서만
행위규제와 관련해서는 너무 세부적인 행동지침을 두면 안된다. 해당 기업들에게 불필요한 행정적 부담을 주기보다는 큰 틀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내용들을 규정하는 행위규제가 필요할 것이다.

행위규제가 과한 사례로 금융소비자보호법을 들 수 있다. 금소법은 금융회사에게 과도한 업무부담만을 주고 있으며, 실질적인 금융소비자보호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또한 형식적인 소비자보호매뉴얼은 결국 금융회사의 면책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등을 특금법 상의 자금세탁 의심행위 등에 대한 신고의무 등이 있는 ‘금융기관 등’에 포함시키고(특금법 상의 해당 규정은 삭제), 디지털자산관련업자들에게 소비자보호를 위한 적합성의 원칙, 적정성의 원칙, 설명의무, 이행상충 방지의무, 선관주의 의무 등을 포함한 기본적인 의무를 부과하되, 세부적인 매뉴얼은 최소한으로만 정해야 할 것이다.
5) 부정거래·시세조정 등 불공정행위 막을 규정 필요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의 거래와 관련하여 미공개정보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행위 등 각종 불공정거래행위 등이 일어나고 있다. 이를 제재할 법규가 미비하기 때문에 규정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

소비자보호는 위와 같은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리는 것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이지, “설명을 듣고 이해하였음”에 사인된 서류뭉치들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당이득 환수금액과 기타 기금조성 등을 통해 불공정거래행위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을 가려내어 조기에 피해액을 보상하고 해당 업자들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6)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금융위·금감원 감독 필요
마지막으로 디지털자산관련업의 감독기관 및 유관기관 문제이다. 먼저 기본적인 내용들에 대해서는 해당 업종의 협회 설립 등을 유도함으로써 협회 차원의 자율규제를 통해 영업의 건전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핵심적인 사항들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등 현 금융당국의 승인이나 관리감독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 당선인의 공약에는 디지털산업진흥청 설립도 포함되어 있다. 디지털산업진흥청은 산업 전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감독기능은 오랜 기간 자본시장 감독기능을 맡아온 금융감독원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암호화폐에 대한 ICO를 허용하는 경우 거래소를 통하는 IEO방식이 보다 적합하다고 생각되며, 다만 현재와 같은 IEO방식은 곤란하다.

현행 암호화폐거래소는 매매·중개, 매매체결, 청산·결재, 예탁, 상장규제 기능이 집중되어 있다. 주식의 경우 매매·중개는 증권회사가, 매매체결·청산·결재 및 상장규제는 한국거래소가, 예탁은 한국예탁결제원이 나눠서 역할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주식과 비슷한 방식의 기관별 역할분담이 필요하며, 특히 상장규제와 관련해서는 거래소별로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보다는 한국거래소와 같은 준공공기관이나 거래소협회 등 중립성과 공신력을 담보할 수 있는 기관이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도형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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