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달 24일 열리는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안보협의체) 회의 전에 서울에서 회담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방한은 윤 당선인의 취임 직후인 다음달 21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이며, 한·미는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는 15일 “아직 확정된 건 없으나 일정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번 한·미 정책협의단이 미국에 갔을 때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를 방문하는 기회에 이른 시기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양측은 가급적 이른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이뤄져야 한다는 방향성을 갖고 협의하고 있으며, 방일보다 방한이 먼저 이뤄지는 쪽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일본 민영방송 JNN도 “바이든 대통령이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다음달 21일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차기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 정상회의 참석 전후로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두고 한국과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성사될 경우 역대 한국 대통령 중 가장 이른 시일 내에 한·미 정상회담을 한 사례가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51일 만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71일 만에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첫 회담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개시 54일 만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79일 만에 회담했다.
윤 당선인은 전날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경제·문화적 위상에 걸맞은 외교정책을 강화하고 미국의 더 강력한 동맹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WP는 “한국이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이웃인 북한과 중국을 경계하며 국제무대에서 소극적 역할을 해왔다”며 “윤 당선인이 이를 바꾸겠다고 공언했다”고 전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은 주적”이라며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중단) 철회가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대화와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는 ‘투트랙’ 대응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윤 당선인은 “처한 상황과 상관없이 우리는 같은 민족”이라고도 했다.
악화한 한·일 관계와 관련해 윤 당선인은 “한국의 기업과 일본 여행을 좋아하는 일반 한국인에게 역효과를 냈다”며 “일본과의 관계 약화가 한·미·일 협력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진단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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