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모듈 부품 생산업체 자화전자가 애플 전용 부품 공장을 짓는다. 증권가에선 자화전자가 '제2의 비에이치'로 주목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에이치는 애플에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1년 반 만에 주가가 10배가량 뛰었다.
자화전자는 14일 오전 9시 5분 현재 12.84% 오른 2만7250원에 거래중이다. 장중 2만845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15일 이후 전날까지 21.36% 상승했다.
이날 주가가 급등한 원인은 신규 투자 소식 때문이다. 자화전자는 카메라 모둘 부품사업 신규시설에 191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투자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63.9%, 지난해 매출 대비 54.9%에 달한다. 회사 측은 투자목적에 대해 “사업경쟁력을 높이고 신모델 생산능력(CAPA)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는 작년 말 언론에 보도된 ‘경북 구미의 애플 전용 부품 공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화전자는 이곳에서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에 탑재되는 손떨림 보정 부품(OIS)을 생산할 예정이다. 구미에 있는 애플의 카메라 모듈 협력사 LG이노텍이 자화전자로부터 OIS를 공급받아 카메라 모듈 완제품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자화전자 관계자는 “고객사를 밝힐 수는 없지만 특정 고객사 한 곳을 대상으로 하는 공장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자화전자는 OIS를 비롯해 폴디드 줌, 자동초점장치(AFA) 등 고사양 카메라 모듈용 핵심부품을 생산한다. 주로 삼성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다가 최근 애플까지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기간이 내년 3월 말까지인 점을 감안할 때 신규 고객사에 대한 매출 증가분은 내년 2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자화전자 이상의 AFA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업은 일본의 ALPS, 삼성전자뿐”이라며 “폴디드줌 카메라용 AFA서브모듈은 기존 AFA, OIS 대비 공급 단가가 2~3배 높다”고 말했다.
애플에 FPCB를 공급하는 비에이치와 유사해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에이치는 2016년 6월 말부터 2017년 말까지 주가가 10배 이상 급등했다. 박 연구원은 “자화전자의 AFA서브모듈과 비에이치의 RFPCB는 초기 채택률, 초기 점유율, 공급단가가 매우 유사하다”며 “다만 비에이치는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을 때 시가총액이 1000억원 미만으로, 현재 자화전자 시총(4323억원·13일 기준)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