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계는 최근 많은 발견을 했다. 2016년 블랙홀과 블랙홀이 합쳐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큰 중력 변화로 시공간이 뒤틀리는 현상인 중력파를 최초로 관측했다. 중력파는 블랙홀과 블랙홀 외에도 중성자성과 중성자성, 블랙홀과 중성자성 등 극한의 중력을 가진 천체가 서로 돌면서 주변의 시공간을 뒤틀면 나타난다. 그 자리에 우리가 있다면 시공간의 뒤틀림으로 순간적으로 어지러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 물론 강한 중력 때문에 우리가 그 자리에 온전히 존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력파의 발견은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에 따라 100년 전에 예측한 것을 입증한 것이다. 그 업적으로 2017년 노벨상이 수여됐다. 2019년엔 전 세계 전파망원경을 모아 지구 크기 망원경이 되도록 한 뒤 블랙홀을 처음으로 찍었다. 이론적으로 예측하고 우리가 상상하던 모습과 너무나 비슷한 놀라운 결과였다. 얼마 전엔 허블우주망원경으로 가장 먼, 즉 가장 오래된 별을 발견했다. 앞쪽에 있는 은하단에 의한 중력렌즈 효과로 별빛이 수천 배 이상 밝아져서 가능한 것이었다. 우주의 나이가 138억 년인데 허블우주망원경이 발견한 이 별의 거리가 129억 광년이니 우주가 탄생한 지 불과(?) 9억 년 뒤에 탄생한 별이다.
우주엔 1조 개의 은하 존재
우주에서의 거리는 곧바로 시간과 관련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망원경은 빛을 모으는 역할을 한다. 빛을 모으는 도구로 굴절렌즈(돋보기)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오목거울을 이용해서 빛을 모을 수도 있다. 그런데 중력도 볼록렌즈처럼 빛을 모을 수 있다. 강한 중력을 가진 천체 주변에서는 빛이 안쪽으로 휘어지기 때문에 우연히 시선 방향에 놓인 뒤쪽의 천체를 보통의 망원경처럼 밝게 빛을 모아 볼 수 있는 것이다.또 다른 천문학계의 큰 관심사 중에는 우리 태양계 밖의 외계행성이 있다. 1995년 페가수스자리 51번 별에서 발견한 최초의 외계행성인 ‘페가수스 51b’ 이후 최근까지 5000개 이상을 발견했고, 대부분 여러 개의 행성을 가지고 있다. 최초의 외계행성 페가수스 51b를 발견한 연구자들에겐 2019년 노벨상이 수여됐다.
외계 생명체 존재할까
이런 발견을 바탕으로 지금은 별이 형성될 때 행성도 같이 만들어지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며, 그것도 우리 태양계를 고려하면 10개 이상도 존재할 수 있고, 더불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달과 소행성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우주엔 1조 개의 은하가 있고, 각 은하에는 1조 개의 별이 있다. 과거엔 천억 개의 은하에 각각 천억 개의 별이 있다고 얘길하곤 했는데 요즘은 그 수가 더 늘었다. 그런데 각각의 별은 우리 태양계를 기준으로 보면 10개 정도의 행성을 갖고 있으니, 우리 은하엔 10조 개의 행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행성 수만 해도 엄청난데 행성을 도는 달은 별 하나에 평균 100개 이상이며, 소행성을 포함하면 이젠 셀 수 없이 많다는 수식어가 붙을 수밖에 없다. 우주에 지구만이 생명체가 있는 유일한 행성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제 지구 밖에서 과연 외계생명체가 존재할까로 관심사가 옮겨갔다. 태양계에서는 우리가 사는 지구를 제외하면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래서 화성에 탐사선을 많이 보내고 있고, 물의 존재 가능성 등으로 생명체 발견 가능성이 아주 크다.
우주의 물음표 성운은 우리가 아직 모르는 많은 이야기가 우주에 숨어 있음을 암시하는 듯한 성운이다. 앞에서 언급한 두 번의 노벨상 외에도 2011년 우주가 멀수록 더 빨리 팽창한다는 가속팽창을 밝힌 천문학자에게 노벨상이 돌아가기도 했으니, 불과 10년도 안 되는 사이에 세 번이나 천문학 분야에 노벨물리학상이 주어졌다. 허블우주망원경, 6.5m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과 건설 중인 지상의 25m, 30m, 39m 거대망원경들은 아직 모르는 우주의 신비를 알기 위해, 인류가 가진 우주에 대한 의문과 우리 인류의 존재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 탐사를 계속할 것이다.
전영범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