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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민주당, 정권 내주자 검수완박? 염치 없는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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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이달 내 국회 통과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는 것과 관련해 "앞뒤가 안 맞는 모순일 뿐 아니라 염치없는 짓이다"라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1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 민주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소위 '검수완박'은 윤리적인 측면에서나 정책적인 측면에서 결코 찬성하기 어렵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금 전 의원은 "일단 윤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민주당 정부는 자신들이 집권해서 검찰을 활용할 수 있었을 때는 최대한 이용하다가(특히 특수수사 기능) 검찰이 말을 잘 듣지 않고 이제 정권도 내주게 되자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겠다고 하는데 이건 앞뒤가 안 맞는 전후모순일 뿐 아니라 염치없는 짓이다"라면서 "정권 초기 권력기관의 속성에 대해 이해가 거의 없는 분들이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을 맡아서 입으로는 검찰개혁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검찰 특수부를 역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키웠다"고 지적했다.

◆ 금태섭 "문재인 정부가 검찰 특수부 키워놓고 이제 와서 수사권 박탈"



금 전 의원은 "특수부의 규모와 조직도 비대해졌을뿐더러 원래 소위 기획통, 공안통이 가는 자리까지 특수부 출신 검사들을 전진 배치해서 검찰 내부적인 견제마저 소멸시켜 버렸다"면서 "그러다가 조국 사태 이후 검찰이 말을 듣지 않으니까 응징적 차원에서 수사권을 박탈하겠다고 하니 내로남불 소리를 듣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이라는 정책 문제에 윤리 얘기를 하는 것은 이런 식으로 응징적 차원에서 검찰 제도를 바꾸면 그 자체로 권력기관의 중립성을 해치는 극히 나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라며 "정권 뜻에 안 맞는 수사를 한다고 권한을 뺏으면 그게 바로 수사에 대한 정치적 압력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금 전 의원은 "정책적 측면에서 볼 때,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은 타당하고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라며 "경찰에 수사권을 전담하게 하려면 비대해지는 경찰의 권한을 견제하기 위하여 검찰에게 통제권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말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과거 논의되었던 '경찰 수사권 독립'을 변형시켜서 도입해서, 실제로는 경찰이 지금까지 검찰처럼 마음대로 권한을 남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제까지는 검찰이 통제받지 않고 수사를 해서 문제였다면, 앞으로는 경찰이 통제받지 않고 수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라며 "검찰 조직은 1만명, 경찰 조직은 15만명이다. 권한 남용이 일어난다면 어느 쪽이 더 큰 피해를 불러오겠나. 정말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적었다.

◆ "검수완박 되면 이은해 못 잡는다" 현실적 비판도 제기돼


임찬종 SBS 기자는 "검수완박 되면 '가평 살인사건' 용의자 이은해를 못 잡는다"고 비유했다.

임 기자는 11일 SBS 라디오 '김태헌의 정치쇼'에 출연해 "검수완박에 대해서 사람들은 6대 중대범죄에 대한 수사와 수사 개시 단계부터의 직접 수사권 이야기만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경찰이 한 차례 수사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에 대한 검찰의 '보완 수사권'이다"라며 "검수완박 법안들이 통과되면 앞으로 검찰은 경찰이 수사한 결과 그대로 기소하든지 아니면 기소를 포기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 수사를 해보고 싶은 흔적이 기록에서 보이는 사건도, 경찰 수사가 미흡해 조금만 더 수사하면 유죄를 받을 수 있을 만한 사건도 손대지 못하고 불기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며 "가평 계곡 살인사건 의혹은 검찰 보완 수사의 필요성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일산 서부경찰서가 이은해 씨 등에 대해 살인과 보험사기 혐의로 사건을 송치했지만 검찰은 증거가 부족해 기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보완 수사' 과정에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살인을 모의하는 메시지 등을 확보할 수 있었고, 다른 두 건의 살인 미수 정황도 파악해 추가 입건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만약 검찰의 보완 수사권이 없었다면 검찰은 이 사건을 불기소하고 덮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니면 증거가 없는 걸 뻔히 알면서도 여론에 밀려 기소했다가 무죄를 받았을 것이다"라면서 "이 사건은 극적인 사례에 해당하지만, 일상적으로 경찰과 검찰을 거쳐 가는 사건 중에도 보완 수사를 거쳐 혐의가 바뀌거나 증거가 강화되는 경우는 대단히 많다"고 말했다.

◆ 민주당 "검수완박 법안 이달 내 국회 통과" vs 국민의힘 "권력형 범죄에 면죄부"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검수완박' 법안을 이달 내 국회서 통과시켜 다음 달 3일 국무회의에서 공포하는 일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비대위원장은 '검수완박' 입법을 서두른다는 지적에는 "개혁에는 시기가 있다"면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되면 검찰 제도 개혁은 5년간 물 건너간다고 해도 무방하다. 윤석열 당선인 취임 전 검찰 개혁을 마무리하는 것이 실기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을 강력히 비난했다.

유상범·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주장하는 검수완박은 '이재명 비리 방탄법'"이라며 "권력에 짓눌려 중단되었던 각종 권력 비리 수사를 막고 대선 기간에 드러나 이재명 전 대선 후보와 배우자인 김혜경 씨의 비리 수사도 막아 그동안 자행한 거악의 권력형 범죄에 면죄부를 받겠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검찰은 입법 저지를 위한 사생결단식 반발에 나섰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직을 걸고 법안 통과를 막겠다는 각오를 밝혔고, 검사장들 역시 국민 피해와 현장의 혼란이 우려된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단독 처리가 가능한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검수완박 법안 처리 강행 의지를 거듭 밝힌 가운데 정치권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민주당이 추진했던 ‘언론중재법’이 반대 여론에 부딪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일이 있다는 점을 상기하며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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