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대출은 감소했지만, 기업여신이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1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의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시장전망치는 4조10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수준이다.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선전이 꼽힌다. 올해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석달째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5조8000억원가량 줄었다. 대출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7년여 만에 6%를 돌파했고, 신용대출 금리도 5%대를 넘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은행 NIM은 전분기 대비 0.0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시장금리가 오르면 NIM도 오르게 되는데 2월 관리물가 제외한 근원물가는 3.3%로 8개월 연속 상승폭이 커지고 있고,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4.1% 오르면서 시장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기업 대출이 증가한 영향도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분기 중 가계대출은 감소했지만, 기업여신의 증가로 연간 4~5% 수준 성장이 가능한 1% 정도의 원화대출 증가가 이뤄졌다"며 "순이자마진이 0.04~0.05%포인트 가량 개선되면서 순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짚었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과 우리금융은 대기업 위주의 대출성장이 이뤄졌고, 신한지주는 소호 대출 위주로 성장이 진행되면서 차별화됐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대출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향후 실적에 긍정적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로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높아지면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가 최종적으로 2.25%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크레디트스위스(CS)는 올해 4월과 7월 10월 그리고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은행권은 가계대출을 늘리기 위해 대출금리 할인 경쟁에 돌입했다. 올해는 증시 부진으로 비이자이익은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자이익에 더 기댈 수 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8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은 0.2%포인트, 비대면대출은 0.1%포인트 인하했다. KB국민은행도 혼합형(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는 0.45%포인트, 변동금리 상품은 0.15%포인트 낮췄다. KB전세금안심대출(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과 KB주택전세자금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도 각각 0.55%포인트, 0.25%포인트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주담대와 전세대출에서 0.1%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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