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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보다 큰 울림"…BTS 도시 된 라스베이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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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바닥에서 일한 지 올해로 30년입니다. 그동안 전설적인 행사를 수없이 봤지만, 이렇게 라스베이거스 도시 전체가 들썩이는 건 처음 봅니다.”(크리스 발디잔 MGM리조트인터내셔널 부사장)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수도’로 꼽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방탄소년단(BTS)의 상징색인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거리는 보라색 옷을 입은 ‘아미’(BTS 팬)로 가득 찼고, 하늘은 주변 건물들이 쏜 보랏빛 조명으로 도배됐다. BTS는 지난 8일(현지시간) 연 첫 공연을 시작으로 이번주까지 모두 네 차례 이곳에서 팬들을 만난다. 업계에선 이 기간에만 2000억원이 넘는 경제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야말로 ‘걸어다니는 대기업’인 셈이다.
‘BTS 테마파크’ 된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가 BTS 테마파크로 탈바꿈하기 시작한 건 지난주부터다. 8~9일과 15~16일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BTS의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 공연에 맞춰 도시의 얼굴을 바꾼 것.

라스베이거스의 대표 명소인 벨라지오호텔 앞 분수대는 매 시간 BTS 노래에 맞춰 물을 뿜는 분수쇼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쇼가 끝난 뒤에는 환호성이 거리를 메웠다. 이곳에서 만난 현지 주민 케빈 곤잘레스(44)는 “마이클 잭슨이 공연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도시 전체가 축제 무대가 된 건 처음 봤다”고 했다.

라스베이거스가 BTS 테마파크로 변신했다는 건 그저 ‘립 서비스’가 아니다. BTS가 좋아하는 떡볶이 등을 포함한 한식 코스가 여러 레스토랑에 마련됐고, BTS 관련 상품들로 꾸며진 특별 객실도 MGM리조트인터내셔널 산하 11개 호텔에서 선보였다. 이들 객실은 예약 시작과 동시에 동났다. 김태호 하이브 운영·비즈니스 총괄(COO)은 “3만7000여 개 객실을 보유한 MGM과 손잡고 테마파크처럼 모든 분야에 걸쳐 BTS를 즐길 수 있도록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했다.

콘서트 관련 사진을 거는 전시회와 팝업스토어는 건물을 각각 통째로 빌려 열리고 있다. 스콧 맨슨 하이브아메리카 사업대표는 “카녜이 웨스트와 저스틴 비버 등 다른 아티스트들의 팝업스토어를 많이 꾸며봤지만 이만한 규모의 행사는 처음”이라며 “팬들의 반응도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2주 동안 2000억원 넘는 매출 예상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은 7일 계정 이름을 ‘보라해(‘사랑해’란 뜻의 BTS 팬 은어)거스’로 바꿨다. 라스베이거스가 속한 네바다주의 스티브 시솔랙 주지사는 이달 초 공식 SNS에 “BTS와 아미를 열렬히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4회에 걸친 공연의 관객 규모는 총 20만 명. 세계적인 공연과 박람회가 매일 열리는 라스베이거스가 딱히 주목할 만한 규모는 아니다. 그럼에도 콧대 높은 라스베이거스가 도시 전체를 BTS에 내준 건 아미들의 씀씀이 등 전체 경제 효과가 일반적인 공연이나 박람회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BTS 콘서트 티켓 수익은 400억원. 공연을 찾은 팬들이 지역에서 쓴 돈은 1000억원(진 델 베키오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으로 추산된다. 이번 공연은 부대행사가 훨씬 많은 만큼 경제 효과가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콘서트장 관객 외에도 공연 실황 중계를 단체 관람하고 관련 부대행사 등을 즐기기 위해 도시를 찾은 사람이 수만 명에 달해서다. 하이브 관계자는 “회사도 이번 공연과 부대행사로 역대 최대 규모 수익을 낼 것 같다”고 했다.

공연장 곳곳에서는 한글 문신을 새긴 이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5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아미는 이날 공연장에서 또렷한 한국어로 BTS 노래를 따라 불렀다. 캘리포니아에서 공연을 보러 왔다는 줄리아 루피타(32)는 기자에게 한국어로 “BTS 덕분에 한국어를 알게 됐다. 가사도 거의 알아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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