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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바꾸고 바람도 이겨낸 김해림 "올해는 홀인원으로 자동차 타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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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주부터 잠을 설칠 정도로 설레이고 긴장도 많이 됐어요. 오늘 첫 단추를 무사히 잘 꿴 듯해 만족스럽습니다. 마지막날 우승자로 다시 올게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1라운드가 열린 7일, 김해림(33)이 기자들과 만나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제주 롯데스카이힐제주CC(파72·6395야드)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김해림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중간합계 5언더파 67타로 단독선두에 올랐다. 2위 안선주(35), 나희원(28)과는 2타 차이다.

김해림에게 2021년은 만족감보다 아쉬움이 더 큰 시즌이었다. 37개월만에 우승을 거두며 부활을 알렸지만 나머지 경기의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승을 포함해 톱10은 세번에 그쳤고, 굵직한 대회가 몰린 하반기에는 대부분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고질적인 왼쪽 어깨 통증이 더 심해지면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다.

시즌이 끝난 뒤 김해림은 다시 한번 독하게 마음을 다잡았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스윙을 바꾸는 훈련을 시작했어요. 그간 팔로 치는 느낌의 스윙을 했데 몸통으로 체중을 이용하는 스윙으로 바꿨죠."

그간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비거리 욕심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골프대회의 전장이 길어지면서 KLPGA 투어에서도 갈수록 비거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동료 선수들이 장타를 뻥뻥 날리는 모습도 그를 자극했다. 하지만 비거리를 늘리려고 노력할수록 어깨가 더 손상됐다. "저 스스로도 작년 하반기로 갈수록 한계를 느꼈고 티칭프로님도 차마 말은 못하고 안타까워만 했다고 해요. 상의 끝에 결국 비거리 욕심을 내려놓고 스윙을 기초부터 완전히 바꿨죠."

태국에서 동계훈련 내내 새로운 스윙에 적응하는데 집중했다. 스윙을 바꾸면서 체력훈련 방식도 바꿨다. 이전까지 전신의 근육을 키우는데 집중했지만 하체 단련을 위해 코어와 엉덩이 근육, 다리 근육을 강화하는 동작에 집중했다.

새 스윙을 장착하고 나선 첫 대회, 김해림은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보기없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리더보드 최상단을 차지했다. 하체가 리드하는 스윙을 장착하면서 아이언샷이 더욱 정교해진게 큰 효과를 발휘했다. 그린에서 바로 홀에 집어넣는 탭인버디를 두 개나 잡았고 14번홀(파3)에서는 티샷을 홀 80cm 옆에 바짝 붙이며 홀인원을 아깝게 놓치기도 했다.

이날 제주에는 강한 바람이 불었다. 맞바람이 불면서 적잖은 선수들이 애를 먹었다. 이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11명에 그쳤을 정도다. 하지만 김해림은 맞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스윙을 바꾸고 구질도 달라진 덕이다. "이전에는 초반에 빠르게 나가고 나중에 속도가 죽는 구질이었는데 지금은 초반에 묵직하게 나가는 구질로 바뀌었어요. 앞바람의 영향을 확실히 덜 받게 됐죠."

모든 것을 바꾸고 시작한 올 시즌, 김해림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꼭 이루고 싶다고 한다. 바로 상품 걸린 홀에서의 홀인원이다. 지금까지 대회에서 세번의 홀인원을 했지만 아쉽게 상품이 걸려있지 않은 홀이었다. "오늘도 벤츠가 걸려있는 14번홀에서 아깝게 홀인원을 놓쳤어요. 자동차가 상품으로 걸려있는 홀에서 꼭 홀인원을 하고 싶습니다. 하하"

"새 스윙이 70~80% 정도 완성됐다"는 김해림은 발바닥에서 스윙 변화를 실감한다고 했다. 김해림이 아마추어들에게 들려주는 팁 역시 발바닥에 있다. "상체에 힘이 빠지니 확실히 발바닥의 감각이 살아나는걸 느껴요. 이전에는 어드레스에서 상체 느낌만 점검하고 출발했는데 이제는 발을 움직이는 루틴으로 바뀌었어요. 발을 이리저리 움직여보고 준비가 되면 백스윙을 출발하는거죠. 아마추어분들도 참고하시면 큰 도움이 될거 같습니다."

서귀포=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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