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노량진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의 최대 사업지로 꼽히는 1구역 시공권을 놓고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재개발을 통해 총 3000가구가량의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1구역은 노량진 뉴타운 8개 구역 중 유일하게 시공사를 선정하지 않은 상태다.
노량진 1구역 조합 관계자는 7일 “올 7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뒤 연말께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량진동 278의 4 일대(13만2132㎡)인 1구역에는 재개발을 통해 지하 4층~지상 최고 33층, 28개 동, 2992가구(전용면적 39~134㎡)가 들어설 예정이다. 노량진 뉴타운 8개 구역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지하철 1·9호선 환승역인 노량진역과 가까워 입지 조건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조합 측은 2023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뒤 1~2년간 이주 작업을 거쳐 2025년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비업계에서는 노량진 1구역이 용산구 한남 2구역(1537가구), 동작구 흑석 2구역(1216가구) 등과 함께 올해 서울 정비사업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까지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이 사업 수주를 위한 사전 홍보전에 뛰어든 상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당초 노량진 3구역 시공 참여를 검토했던 GS건설이 1구역 사업 수주를 위해 막판에 발을 뺀 게 아니냐는 말이 돌 정도로 대형 건설사들 관심이 높은 곳”이라고 전했다. 3구역에선 이달 초 포스코건설이 코오롱글로벌을 제치고 시공권을 확보했다.
조합 측은 수주전에 뛰어드는 건설사들에 하이엔드(high-end·최고급) 아파트 브랜드 적용, 이주비 60% 이상 지원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비는 3.3㎡당 600만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하이엔드 브랜드는 서울에서도 강남과 용산, 여의도, 성수 등 일부 인기 지역 단지에만 붙여 왔으나 작년부터 강북 지역과 지방권으로도 확대 적용되는 추세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대우건설은 ‘푸르지오 써밋’이란 하이엔드 브랜드를 갖고 있다.
노량진 뉴타운에선 5구역(대우건설)과 8구역(DL이앤씨)이 각각 ‘써밋’과 ‘아크로’ 적용을 확정했다. 4구역은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낙점됐지만, ‘디에이치’ 적용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GS건설은 SK에코플랜트와 함께 6구역 공동 시공사로 선정된 상태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2020년 용산구 한남 3구역 재개발과 한남하이츠(현 한남자이더리버)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한남 3구역은 현대건설이, 한남하이츠는 GS건설이 각각 시공권을 따냈다. 두 건설사가 노량진 1구역 공사 입찰에 참여하면 2년여 만에 ‘빅 매치’가 성사되는 셈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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