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IC 인근 금싸라기 땅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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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 정기재산변동신고에 따르면 임 의원의 배우자는 지난해 2월과 4월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신촌리 임야 397㎡, 2790㎡를 각각 매입했다. 매입 금액은 총 14억7370만원이다.
이들 토지는 2026년 완공 예정인 경기제2순환고속도로 이천~양평 구간 인근에 있다. 고속도로 건설을 통해 설치될 인터체인지(IC) 두 곳 중 하나인 신촌 IC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임 의원 배우자가 매입한 일대 땅에 대해 ‘금싸라기’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제2순환고속도로뿐 아니라 중부고속도로, 원주~광주고속도로, 포천~세종고속도로 등이 주변을 지나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토지의 용도는 건폐율 및 용적률이 높아 공장 및 창고 부지 등으로 선호되는 계획관리지역이다. 곤지암읍 일대는 수도권과 가까우면서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CJ대한통운과 쿠팡 등 다수의 상거래업체와 택배회사가 물류센터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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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도로 확장 추진에 압력 ‘의혹’
교통 접근성이 중요한 물류창고의 특성상 인근 교통 인프라가 개선될수록 땅의 가치가 올라간다. 문제는 임 의원이 배우자의 토지 매입 직후 관련 인프라 개선 사업 추진을 위해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이다.배우자가 토지를 매입한 한 달 뒤인 지난해 5월 임 의원은 국토교통부 도로국장을 만나 “국지도 98호선 곤지암 만선리~건업리와 도척 유정리~도척IC 4차로 확장사업 등이 국토부 자체 검토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해달라”고 건의했다. 임 의원 토지와 만선리~건업리 도로 간의 직선거리는 4.5㎞, 유정리~도척IC까지는 3.1㎞다. 두 사업은 그로부터 4개월 뒤 발표된 제5차 국토·국지도 건설계획에 반영됐다. 임 의원은 지난달에도 “곤지암과 도척 발전을 위해 국지도 98호선, 이천~양평 고속도로 사업이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가겠다”며 해당 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경기제2순환고속도로 이천~양평 구간은 토지를 매입한 지 두 달 만에 착공됐다.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런 지역에서는 도로 개발 소식이 알려지고 한 번, 착공되고 한 번, 완공되면 한 번 땅값이 오른다”며 “이 정도로 타이밍이 좋은 사례는 흔치 않다”고 전했다.
“주변 관리 잘하겠다”더니…
배우자가 토지를 매입한 시점은 임 의원이 가족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사과한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때다. 그는 지난해 3월 누나와 지역 도의원이 투기 목적으로 경기 광주 고산2택지지구 땅을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앞으로 이 일을 반면교사 삼아 다시금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저를 포함한 주변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했다.당시 민주당은 임 의원을 포함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의원 12명에게 탈당을 권유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이 탈당을 거부하며 관련 조치가 흐지부지된 이후 임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는 등 최측근으로 활동했다.
임 의원 측은 “해당 토지를 매입한 것은 배우자의 독립적인 결정으로 임 의원은 몰랐던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제2순환고속도로 추진과 인근 도로 확장사업에 대해서는 “광주시의 가장 큰 지역 현안이었던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꾸준히 추진된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직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사례"라며 “윤리의식이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기 광주=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