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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국책硏…도 넘은 문재인 정부 '알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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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임기 종료를 앞두고 현 정부에서 임명된 국책연구원장의 해임을 막는 규정을 제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연 1회 이뤄지던 국책연구원 성과평가 주기를 3년으로 바꿔 국책연구원장의 3년 임기를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정부는 연구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지만 정권 말 ‘인사 알박기’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적 연구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무조정실(총리실)과 27개 국책연구원을 총괄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따르면 정부는 국책연구원 성과평가 주기를 1년에서 3년으로 바꾸기로 했다. 국책연구원장 임기가 통상 3년인 점을 고려하면 임기 중 아예 평가를 안 하겠다는 것이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지난 1월 말 이런 방안을 담은 ‘연구기관 평가제도 개편안’을 이사회에서 심의·의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리실은 이를 반영해 정부출연기관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원장 해임 요건 중 ‘평가 결과, 원장으로서의 관리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삭제하는 게 핵심이다. 3년마다 성과평가를 하니 평가 결과를 근거로 임기 중 원장을 해임할 수 없다는 논리다.

현재 상당수 국책연구원장 자리에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 출신 인사가 포진해 있다.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내며 소득주도성장 밑그림을 그린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청와대 중소벤처비서관으로 일한 주현 산업연구원장,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옹호한 강현수 국토연구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총리실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구상대로면 이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아무런 성과평가 부담 없이 2년 이상 자리를 지킬 수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연구 및 경영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대하고 불필요한 평가 부담을 완화해 정책연구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책연구원 출신 한 박사급 연구원은 “임기 내내 입맛에 맞는 연구만 지원하던 문재인 정부가 마지막까지 연구기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 출범 직후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국책연구원장들에게 임기 만료 전 줄사표를 받아놓고 이제 와서 연구 독립성을 내세우는 것은 ‘내로남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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