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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 값 치솟아 TV가격 이례적 고공행진…삼성·LG 'OLED 동맹' 맺을지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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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흐름으로 TV 가격이 껑충 뛰고 있다. 글로벌 TV 시장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가격은 지난해에만 30%가량 급등했다.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과 물류비 상승에 따른 것으로 지난 10년 새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TV 가격 상승 추세가 최소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TV 가격 고공행진
삼성전자의 202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TV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보다 32%가량 올랐다. LG전자도 평균 가격 상승폭이 26.4%에 달했다. 업계에선 TV 가격의 고공행진을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TV를 포함한 전자제품 가격은 출시 이후 점진적으로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제조사들이 기존 제품 재고를 할인행사 등을 통해 밀어내기 때문이다. TV 가격의 하락 속도는 LCD TV가 대중화되면서 한층 빨라졌다. 중국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져서다. ‘TV는 오늘이 제일 비싸다’는 말이 공식으로 자리 잡게 된 이유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언택트 수요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주로 중국 업체들이 공급하는 LCD 패널 가격이 껑충 뛰었다.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전년 대비 약 39%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같은 기간 LCD TV 패널의 평균 가격이 47.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보급형 제품인 55인치 LCD TV 가격은 130만~150만원 선이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20만원가량 올랐다. 업체들이 할인 프로모션 등을 줄이거나 없앤 것을 감안하면 30만~40만원 가격이 뛴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원가 부담이 커지자 아예 ‘고가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수익성이 높은 초대형·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짜야 수익성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프리미엄 TV 시장 확대를 위해 네오 QLED 8K와 75형 이상 초대형 TV 라인업을 강화했다. 네오 QLED는 최상위 제품인 8K 해상도 모델만 7종에 달한다. LG전자도 프리미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LCD보다 가격이 20~30% 비싼 올레드 TV 22개 모델을 선보였다.
○삼성-LG 동맹 이뤄질까
글로벌 TV 시장을 두 강자인 삼성과 LG의 동맹설이 전자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용 대형 OLED 패널을 공급받는 것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면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조만간 LG디스플레이와 TV용 OLED 패널 공급 계약을 맺는다고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아직 공식 답변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LCD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바짝 뒤쫓아 오는 만큼 하루빨리 OLED TV 시장으로 넘어가야 하지만, 계약 물량과 시점 등에서 여전히 LG디스플레이와의 접점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서 OLED 패널을 공급받는다는 것 자체가 체면을 구기는 일일 수 있다는 점도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요인일 수 있다. 삼성과 LG는 TV 시장에서 오랜 기간 서로를 견제해왔다. LG전자는 2019년 삼성전자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당시 LG전자는 “삼성전자 QLED TV는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인데도 QLED라는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허위·과장광고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LG전자 내부에선 당시 자발광 기술을 적용한 TV는 LG전자에서만 생산하는데 삼성전자가 ‘QLED’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자발광 기술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불편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곧이어 맞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올레드 TV 광고에서 QLED TV를 객관적 근거 없이 비방한다’며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LG전자를 신고했다. 하지만 양사 간 논쟁이 대표 기업 간 비방전으로 비치는 점 등을 감안해 2020년 5월 두 회사 모두 신고를 취하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선 굳이 경쟁 관계이던 LG에서 OLED TV 패널을 공급받아서 자존심에 상처를 내는 일을 만들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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